제주 출신 세계적인 소프라노 강혜명과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 문효진이 제주를 대표하는 노래를 만들어 세상에 내놨다. 강혜명과 문효진은 아름다운 제주 가치를 소중히 지켜나가길 바라는 곡으로 지난 10월 세계유산축전 기념식이 열린 성산일출봉 앞에서 이 곡을 불러 많은 이들의 가슴을 따뜻하게 했다. 특히 창작오페라 ‘순이삼촌’, ‘1948 침묵’에서 연출 및 작사와 대본을 담당한 강혜명이 직접 노랫말을 써 제주를 사랑하는 마음을 담아냈다. ‘제주 아리아’라는 곡은 검푸른 바다에 동백꽃이 피어나는 모습을 담아 뮤직비디오로도 제작됐다. 제천국

변대근 농협 제주지역본부장 자리 옆에는 ‘제주 농업은 제주의 역사이자 제주인의 삶과 혼(魂)입니다’라는 캘리그라피가 놓여 있다. 이 말을 삶의 좌우명으로 여기 듯 그는 틈만 나면 현장을 다니며 농업인들과 함께 한다.제주농협은 지역사회에 다양한 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다. 실제 제주농협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는 취지로 지난 2011년부터 마트수익의 일정액을 지역사회에 환원하고 있다. 올해 9월 말까지 총 25억1400만원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탁했다. 또한 2006년부터 ‘제주농협 행복나눔 운동본부’를 발족해 제주농

1969년부터 1972년까지 국가의 녹을 먹었지만 그만뒀다. 주민등록증 발급 업무를 담당했는데 선배들이 부정한 방법으로 뒷돈을 받는 걸 목격하고 난 뒤였다. 군대에 입대하기 전 감귤 나무를 심어 놓고 전역한 뒤 1977년부터 농사를 짓기 시작했다. “집안 땅을 지켜 달라”는 집안 어른들의 간곡한 부탁 때문이었다.제주시 한경면 신양리 토박이 강수길 농민 이야기다. 강씨는 “서귀포는 관광지니까 다방, 술집 문화가 발달했다. 당시 술집에서 일하는 여성들도 주민등록증을 만들어야 했는데, 선배 공무원들은 본적지에 가서 만들어 오라고 종용했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가 심방이라니신의성방 오용부 큰심방은 서귀포시 표선면 표선리의 이른바 양반집 아들이었다. 현재 정의(서귀포시의 동부지역) 심방을 대표하는 그는 서귀포 시내에서 유년시절을 보내며 하루도 거르지 않고 새벽마다 교회를 다녔을 정도로 독실한 기독교 신자였다. 당시 그를 친자식처럼 아끼던 교회 목사도 신학대학까지 책임지겠다고 할 정도였다니, 그의 깊은 신앙심은 교회 내에서도 존경의 대상이었다. 그런 청년이 고대의 원형을 간직한 채 수 천년간 이어져온 무속신앙인 제주굿을 집전하며, 아픈 이들의 마음을 달래주고 있다.서귀포시

제주지역에서 청년운동을 하던 그가 더 나은 활동을 위해 경제적으로 독립했다. 취직을 해서 회사에 소속되면 자신만의 목소리를 내기 어렵고, 기성세대와 경제적으로 대등한 관계를 유지하고 싶었다. 그래서 적성에 맞는 걸 고민하다 중고등 학생들에게 영어를 가르치자고 다짐했다. 어느 날 그는 하교 후 편의점에서 컵라면을 먹으며 다음 학원 시간을 기다리는 학생들을 봤는데 ‘얼마나 갈 곳이 없으면 편의점에서 컵라면을 먹으며 학원 시간을 기다릴까’라고 안타깝게 생각했다. 청소년들에게 마음 놓고 편하게 쉬고, 친구들끼리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공

그곳엔 요리를 사랑한 청년이 있다. 국내산(제주산) 식재료만 고집한다고 동료들로부터 타박을 받지만 손님들에게 나가는 음식을 가족이 먹는다고 생각하며 재료를 허투루 사용하지 않는다. 부준선(37) 오롯 대표는 코로나19에도 바빴다. 오전에 미리 준비해 놓은 식재료가 금세 동날 만큼 손님이 끊이지 않았다. 코로나19로 울상을 짓는 곳이 많지만 부 대표는 매출이 전년 대비 30% 올라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다. 오롯을 찾는 고객은 주로 도민이고, 30%가 관광객이다.끔찍한 그릇 사랑, 방짜유기에 정성 담아그릇을 사랑했다. 음식은 입으로

흔한 기획사 대표인 줄만 알았는데 인터뷰를 하면 할수록 그가 지향하는 목표와 꿈은 제주를 사랑하는 마음이 없으면 나오지 못할 것이었다. 말로 형용할 수 없는 제주 색깔을 이용해 제주를 대표하는 디자인 작품을 만들겠다는 그의 꿈은 그 누구보다 진지하고 순수했다. 제주의 아름다움을 오롯이 색으로 기록해 내고 싶다는 김명은 컬러랩제주 대표의 첫 인상이다. 김 대표는 대학시절 산업디자인을 전공했다. 코이카(KOICA) 프로그램에 참여해 파라과이에서 2년 동안 봉사활동을 했다. 이탈리아에서 도시디자인을 공부하고, 한국에 돌아와서는 상담심리를

조현희 신제주한림수산 대표의 하루는 길다. 새벽 4시에 일어나 5시까지 한림읍 사무실로 출근한다. 새벽 6시 한림수협에서 열리는 수산물 경매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일찍 일어나는 새가 먹이를 잡는다(The early bird catches the worm)’란 외국 속담을 증명해내고 싶었다. 경매를 마치고 물건을 받아 오면 온라인으로 접수된 주문을 택배로 보내기 위해 오전 내내 분주하다. 1시에 택배작업을 마무리 한 뒤 오후 4시에 업무를 마무리 한다.생물 생선 전국 어디든 하루 만에 도착그는 아버지가 ‘한림수산’을 운영하며 쌓아

제주도를 떠나 큰 도시에서 살고 싶었다. 2012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수도권 대학에 입학했다. 여느 청년들과 마찬가지로 한국에서 할 수 있는 ‘스펙(경력)’은 모두 쌓았다. 각종 경력을 쌓기 위해 불을 끄고 잔 적이 없다. 지금 제주 삶보다 대학시절이 더 힘들었다. 3M이 주최하는 공모전에서 1500명 가운데 1등을 차지했다. 여느 청년처럼 대기업을 갈 수 있었지만 ‘가치 있는 삶’을 살고 싶어 대기업 입사의 꿈을 잠시 접었다. 그런데 다시 돌아가지 못했다.방학 때마다 부모님이 계시는 제주도를 찾았다. 인터넷과 티브이 홈쇼핑을 보

“제주라는 지역에 더 집중해서 제주에서만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고 싶다”한민희 달하제주 대표는 요즘 코로나19 때문에 납품할 곳이 줄어 힘들지만 내실을 다지고 있다. 올해 서른셋. 2017년부터 사업을 준비한 그는 제주에서 생산돼 버려질 위기에 처한 비상품 농산물을 소비자들이 원하는 가공식품으로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덩그러니’ 제품만 판매하면 재미가 없을 것 같아 ‘아르방 제주’라는 캐릭터를 만들어 이야기(스토리)를 입혔다.그는 삼성전자에서 직장생활을 하다 2017년 제주를 찾았다. 여행을 좋아한 그는 세계 곳곳을

“최고의 순간은 아직 오지 않았다(The best is yet to come)”. 그가 건넨 명함 뒤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지난 2012년 11월 당선 연설문 일부의 문장이 담겨 있었다. 그는 최고의 순간을 ‘만들어 내기’ 위해 이날도 6시에 출근했다. 홍용철(34) 기리유통 대표는 “꿈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 결과 그 언저리에 와 있다. 그래서 내 최고의 순간은 아직 오지 않았다”고 말했다.홍익대학교를 다니다 그만두고 시험을 다시 쳐 훌륭한 스승을 꿈꾸며 지난 2006년 제주대학교 윤리교육과에 입학했다. 그러나

2005년부터 프로 골퍼를 꿈꾸며 10년간 한 우물만 팠다. ‘노력 앞에 장사 없다’는 말을 증명해 보이고 싶었다. 그러나 운이 없었던 것이었을까, 대회만 나가면 아쉽게 탈락했다. 이 길이 아닌가 싶었다. 틈나는 대로 골프 개별 레슨을 하며 제주시에 살던 그가 부모님 농사일을 돕기 위해 매일 왕복 두 시간씩 차를 몰고 서귀포시 대정읍 무릉리까지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달렸다. 새벽 눈길을 무거운 눈꺼풀을 비비며 운전대를 잡았다. 청년 농민 김대철 씨가 농사로 전향하게 된 계기다.그는 올해로 대정읍 무릉리에서 5년째 양파와 마늘, 대

올해 서른여섯, 직원 10명과 함께 통합 온라인 마케팅 회사를 운영 중인 김경환 보구정제주 대표. 제주도에서 나고 자란 그는 2011년부터 홍보‧마케팅 일을 시작했다. 직장 4곳을 옮겨 다니며 온갖 고생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러던 중 아이가 생겼고 월급으론 가정을 꾸려나갈 수 없었다. 많은 일을 했는데 늘 가난했고, 월급으로는 희망이 보이지 않았다. 당시 닥치는 대로 돈이 되는 일은 다 했다. 그렇다고 꼭 돈 때문에 창업을 한 건 아니다. 제주지역 중소, 영세 상인들의 홍보‧마케팅을 도와주고 상담 등을 하면서 보람을 느꼈다. 그는

아직 1년이 채 되지 않은 새내기 경매사 목소리가 제주시농협 공판장을 장악했다. 일정한 박자에 맞춰 호창(경매사들이 가격 흥정을 벌이며 내는 목소리) 을 하며 좌중을 압도했다. 그는 중도매인과 기싸움에서 지지 않으려는 듯 가격 흥정을 벌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긴장했는지 주먹을 쥐락펴락했다. 남성들의 전유물로만 여겨지던 농산물 공판장에 여성 경매사 김지은(35)씨가 등장한 건 지난해 7월이 다. 그는 지난해 1월 1일 제주시농협 공판장으로 발령받고 수습기간을 거쳐 7월 본격적으로 경매대에 올랐다. ‘이 바닥’에서 6개월 만에 경매대

“지역사회와 소통하면서 연대 강화를 통해 노동이 존중받는 제주사회를 만들고 한국노총 제주본부의 위상을 다시 세워 나가려고 한다”조순호 한국노총 제주지역본부 제20대 의장은 “대표자 중심이 아닌 현장중심을 지향하겠다”며 이같이 포부를 밝혔다.신임 조순호 의장(KT노조 제주지방본부 위원장)은 올해 1월 치러진 한국노총 제주지역본부 제20대 임원선거에서 ‘변화와 혁신’을 표방, 당당히 당선되면서 파란을 일으켰다.조 의장은 “현장을 다니면서 조합원들과 이야기하고 대화하고 요구사항을 들으면서 선거 당시 내걸었던 ‘변화와 혁신’을 꾀해 나가겠

그는 이른바 ‘잘 나가는’ 마을처럼 ‘마을기금’을 수억씩 쌓는 동네 보다 무너진 공동체를 복원하고 주민들이 오순도순 살아가는 마을을 만드는 게 목표다. “옛날 인심 좋은 마을처럼 감자 한 개라도 이웃끼리 나눠먹고, 아픈 주민을 서로 돌봐주는 이장이 되고 싶다. 인구 유출이 심각한 상황에서 일자리를 만들어 고향을 등진 사람들이 다시 돌아오게 해 아이들 웃음소리가 마을 곳곳에 흘러넘치도록 했으면 한다.” 이장 양임복씨의 꿈이자 소망이다. 서귀포시 대정읍 동일2리 이장은 여성이다. 남성들이 ‘독식’하는 시골 동네에서 당당하게 여성이장으로

국내 최초 UD엑스포 성료장애인들만 아닌 도민 모두 위한 축제‘가고 싶고, 보고 싶고, 살고 싶은 UD명품도시’를 주제로 진행한 ‘제주국제 유니버설 디자인 엑스포’가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다채로운 즐길거리로 무장한 엑스포에 많은 제주도민이 몰리면서 도민 모두의 축제로 자리매김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유니버설디자인 실현되는 정책방향 모색(사)한국장애인인권포럼(대표 이권희)과 (사)미래복지전략포럼(대표 이정필)이 공동으로 주최하고 제주도가 후원한 제1회 제주국제 유니버설디자인 엑스포는 지난해 11월 28일부터 30일까지

사라져가는 제주 토종씨앗을 지키는 여성농민들이 있다. 자본주의 사회, 생산성만 계산하면 절대 할 수 없는 일이지만 농업을 자본주의 시장경쟁 체제에 맡길 수 없기 때문에 잃어가는 토종씨앗을 지키고 보전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 여성농민이기에 가능한 일이기도 하다.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제주도연합(회장 현진희)은 지난 2007년부터 준비기간을 거쳐 토종씨앗 지키기 사업을 벌여오고 있다. 전여농 제주도연합은 GMO(유전자조작농산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열쇠가 토종씨앗이라고 믿고 있다. 제주도연합은 이러한 믿음을 바탕으로 지난 2008년부터

50년 넘게 농사를 지은 손은 투박하고 두꺼웠다. 아무것도 가진 것 없이 맨손으로 농사를 지었다. 흥망성쇠를 반복했다. 한때는 “이대로 가다간 부도가 나겠다”는 위기감도 들었다. 그래서 일본에서 돈을 벌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농산물 가격과 유통문제를 이야기할 땐 목소리에 힘이 들어갔다. 주먹을 불끈 쥐며 농업정책 개혁을 강조했다.제주의 비극인 4.3때 부모님을 모두 여의었다. 그의 나이 다섯 살이었다. 평생 고향인 서귀포시 대정읍 신평리에서 지금까지 농사를 지으며 지역과 동네를 위해 봉사하며 살고 있다.농민 송태희(74). 그의 삶은

스무살때부터 지금까지 45년째 농사를 짓고 있다. 부모로부터 밭을 물려받아 시작한 농사가 지금은 3500평(1만1570㎡)으로 늘었다. 우여곡절도 많았지만 현재는 만감류 ‘박사’나 다름없다. 서귀포시 대정읍 보성리에서 농사를 짓는 송용진(65)씨 이야기다.송씨는 어려서부터 부모님을 도와 농사를 지었다. 학교를 마치고 집에 돌아오면 공부보다 부모님 일손을 도와드리는 건 당시에는 당연한 일이었다. 어린 아이가 할 수 있는 일은 분명 있었기 때문이다. 잔심부름에서부터 쟁기로 고구마 밭을 갈고 나면 줄기를 거두는 일까지, 아버지가 할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