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접고 시작한 농사, 마음이 편해요”
“골프 접고 시작한 농사, 마음이 편해요”
  • 최병근 기자
  • 승인 2020.05.17 10:3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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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이 살아야 제주가 산다③ 청년농업인 김대철
김대철 농민.
김대철 농민.

2005년부터 프로 골퍼를 꿈꾸며 10년간 한 우물만 팠다. ‘노력 앞에 장사 없다’는 말을 증명해 보이고 싶었다. 그러나 운이 없었던 것이었을까, 대회만 나가면 아쉽게 탈락했다. 이 길이 아닌가 싶었다. 틈나는 대로 골프 개별 레슨을 하며 제주시에 살던 그가 부모님 농사일을 돕기 위해 매일 왕복 두 시간씩 차를 몰고 서귀포시 대정읍 무릉리까지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달렸다. 새벽 눈길을 무거운 눈꺼풀을 비비며 운전대를 잡았다. 청년 농민 김대철 씨가 농사로 전향하게 된 계기다.

그는 올해로 대정읍 무릉리에서 5년째 양파와 마늘, 대추토마토 농사를 짓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청년 창업농 지원사업 첫해 수혜자다. 청년 창업농 지원사업은 문재인 정부가 청년농업인을 육성하기 위한 정책의 일환으로 영농 초기 소득이 불안정한 청년들에게 생활비 명목으로 지원금을 지급하는 사업이다. 문재인 정부는 3년간 최대 3000만원을 지급했다. 대출이나 영농 관련 보조금 형태의 지원이 아니라 생활비로 사용할 수 있는 바우처카드 형식이다.

문재인 정부 청년 창업농 지원사업 수혜

운동을 좋아해서 10년간 골프만 쳤는데 막상 돈을 벌지 못했다. 운도 따라주지 않아 시합에서 번번이 고배를 마셔야 했다. 가시적인 성과는 보이지 않았다. 점점 지쳐갈 무렵 부모님 농사일을 거들다 보니 현재는 진짜 ‘농사꾼’이 됐다. 2015년부터 5년간 투자를 거듭한 그는 현재 각종 자동화 시설과 장비, 차량 4대, 트랙터 2대 등을 운용하며 6만 6115㎡(2만평) 규모의 농사를 짓고 있다.

농사 초기에는 매월 일정한 소득을 낼 수 없어 어려움을 겪었다. 농산물은 공산품처럼 공장에서 만들어내는 게 아니었기 때문에 당연했다. 더욱이 출퇴근 시간이 정해져 있는 직장인과 다르게 농번기 때는 새벽 4~5시에 농장에 나가고 저녁 10시에 집에 들어오기도 일쑤였다. 그럼에도 농한기 때는 아이들 학교를 보낸 뒤 농장으로 갈 수 있어서 마음이 편했다.

경제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인간관계를 맺는 것도 힘들었다. 부모님을 거들어 드리며 농사를 배운다고 배웠지만, 막상 직접 농사를 지어보니 매 순간이 난관이었다. 그는 “농사를 잘 지으면 좋은데, 잘 짓기 위해선 뭐든지 해봐야 한다”며 “농업을 경영하려면 하나만 알아서는 안 되더라. 모든 걸 다 할 줄 아는 이른바 ‘멀티 플레이어’가 돼야 한다. 특히 사람을 대하는 게 쉽지 않았다. 많을 때는 한 번에 인부 50여명을 데리고 일을 해야 하는데 싸우기도 하고 달래기도 해야 했다. 그럴 때는 배짱, 리더십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에 양파 수확을 마쳤고 5월이면 마늘을 수확할 예정이라고 했다. 지난해까지는 큰 수익을 보지 못했지만 올해는 그나마 돈을 좀 만져 빚도 갚아 나가고 있다. 그는 “인건비, 자재비, 농약, 비료 값 등은 매년 오르는데 농산물 가격만 등락이 매우 크다”며 “그럼에도 농사는 배신하지 않아서 좋다. 내가 노력한 만큼 벌 수 있는 게 장점”이라고 말했다.

김대철 농민.
김대철 농민.

“농사는 배신 안 해, 노력한 만큼 보람”

그는 앞으로 농사를 계속 지을 계획이라고 했다. 기회가 되면 현재 하우스 시설도 보강하고 추가로 더 지어 레몬으로 작목을 확장할 예정이다. 그는 “여기서 농사를 접으면 앞으로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될 것 같다”며 “주변 사람들은 농업을 포기하고 공산품 수출해서 농산물을 수입해서 먹고살면 되지 않겠느냐고 하는데, 그렇게 되면 10년 후 우리나라가 농산물을 수입할 때 많은 관세를 내야 할 상황이 오게 될 것이 분명하다. 농업은 기간산업이다. 특히 제주도에서는 농업을 없애면 지역경제에 큰 악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고 단언했다.

농업은 제주의 희망산업...소득보장 필수

그래서 그는 농업은 제주의 희망 산업이라고도 했다. 그러기 위해선 농산물 가격과 소득이 보장돼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청년농업인이 살기 위해서는 정책도 중요하지만, 청년 스스로가 모든 걸 주도적으로 이끌 줄 알아야 한다”며 “특히 농사를 지으면서 경영뿐만 아니라 내년‧내후년 계획도 세울 줄 알아야 한다. 내년에 수확할 양파를 심기 위해 10월 12일부터 4일간 인부 50명을 예약해 놨다. 남보다 더 빨리, 많이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농약, 비료 등 경영비를 절감하기 위해 보다 싼 곳을 찾아 대량 구매한다고 했다. 그는 “예를 들면 내가 제주시에 살기 때문에 제주시농협 농자재마트에서 농약을 대량으로 구입한다. 그렇게 경영비를 조금씩 아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제주청년창업농연구회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연구회가 활성화되면 행정에 좀 더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그는 “정부가 청년농업인들에게 지원을 했다고 끝이 아니”라며 “국민 혈세인 보조금을 지원했으면 사후 관리도 매우 중요하다. 청년농업인들이 정책대상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행정당국이 꼼꼼하게 살펴야 한다. 그 역할을 청년창업농연구회가 농정당국에 지속적으로 요구해 나갈 작정”이라고 말했다.

김대철 농민.
김대철 농민의 어머니 황옥수 씨가 토마토를 골라내고 있다.
김대철 농민.
김대철 농민이 방울토마토를 제주시농협공판장에 출하하고 받은 문자메시지. 
지난해 농협중앙회로부터 받은 청년농업인상.
지난해 농협중앙회로부터 받은 청년농업인상.
지난해 농협중앙회로부터 받은 청년농업인상.
지난해 농협중앙회로부터 받은 청년농업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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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석현 2020-05-22 12:17:40
김대철마심..축하하네...이렇게 소식을보네. 사람에겐 주어진 길이 있나보네..반갑다.그리고 잘되고 있으니 기쁘다...내려가면 연락할게 ..항상 발전기원하고 무엇보다 건강하길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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