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지사 중앙정치 활동에 업무추진비 사용 의혹
원희룡 지사 중앙정치 활동에 업무추진비 사용 의혹
  • 표성준 기자
  • 승인 2020.08.03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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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장 목적·업무추진비 사용 내역 서로 달라
출장 때마다 국회관계자와 간담회 등 빙자
'방송연예 관계자와 간담회' 식사비도 지출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3일 오전 집무실에서 8월 ‘소통과 공감의 날’ 영상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제공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3일 오전 집무실에서 8월 ‘소통과 공감의 날’ 영상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제공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출장뿐만 아니라 업무추진비까지 자신의 중앙정치 활동에 이용한 정황이 확인되고 있다. 출장 목적과 업무추진비 사용 내역이 다르고, 도정 현안 홍보용이라며 '방송연예 관계자와의 간담회' 비용 수십만원을 업무추진비로 지출하기도 했다.

제주경제신문이 제주특별자치도에 정보공개 청구해 받은 자료에 따르면 원 지사는 4월 총선 직전 공식적으로 중앙정치 활동을 재개한 이후부터 서울 출장횟수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도가 공개한 제주도지사 출장현황과 홈페이지에 게시되는 업무추진비 집행 내역에 따르면 원 지사는 출장 때마다 20만원~40만원의 출장비를 집행했다. 업무추진비로는 4월 1550만원, 5월 1220만원, 6월 1830만원을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원 지사는4월 4회(4일), 5월 5회(12일), 6월 1~10일 2회(4일) 출장을 다녀왔다. 제주도가 밝힌 원 지사의 출장사유로는 '국회 업무협의(또는 미팅)'가 가장 많았으며, 영화시사회 참석이나 미래통합당 관련 행사 등 개인 일정도 포함됐다.

특히 업무추진비 집행내역을 보면 원 지사는 4월 한달간 국회관계자와의 간담회만 7회를 진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총선을 이틀 앞둔 4월 13일은 출장일정이 아니었는데도 '도정업무 협조를 위한 국회 관계자와의 간담회(19만원)'를 진행했다고 명시했다.

행정부지사의 경우 국회 방문 출장이라면 제주도청 '프레스센터' 주요 일정에 제주도 관련부서(정책기획관)와 함께 반드시 '국회 방문'이라고 명시해놓고 있다. 그러나 원 지사의 경우 '프레스센터' 주요 일정은 공란으로 비워두고, 출장사유에도 '국회 방문'이 아니라 '국회 업무 협의' 또는 '국회 관계자 미팅' 등으로 불명확하게 표기하고 있다.

반면 제주도는 원 지사가 참석한 '조계종 영화시사회'와 '문화유산 방문 캠페인 선포식', '미래통합포럼 21대 창립식'과 같이 언론에 노출돼 명백히 입증할 수 있는 공식 행사의 경우에는 도청 '프레스센터'를 통해 공개하고 있다. 달리 말하면 이러한 행사를 제외한 나머지 출장은 목적대로 출장이 이뤄졌는지 입증할 수 없다는 것이다.

5월 들어서도 이런 현상을 더욱 빈번하게 확인할 수 있다. '국회 협조 업무, 제주 경제정책 관련 전문가회의(서울본부)'를 위한 출장이라면서 '도정업무 협조를 위한 언론관계자 간담회(22만원)'로 업무추진비를 집행하고, 15~16일과 20일은 출장도 아니었지만 제주에서 '주요정책 협의를 위한 국회 관계자와 간담회(43만5000원)'와 '전현직 정부·국회 관계자와 간담회(44만5000원)'도 진행했다.

6월 4일도 출장기간이 아니었지만 점심 때에 이어 저녁 때도 제주에서 '국회 관계자와의 간담회'를 이어갔다고 밝혔다. 6월 9~10일 '미래통합포럼 21대 창립 관련 초청 강연 등'을 위한 출장을 가서도 이틀간 '국회(부서) 관계자와의 간담회' 3회, '언론관계자 간담회', '정책전문가와의 간담회'를 이어갔다고 업무추진비 집행내역을 통해 공개했다.

이처럼 원 지사의 출장 현황과 업무추진비 집행 내역을 대조해보면 출장 목적과 집행 사유가 동일한 항목을 찾아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게다가 선거 직전은 물론이고 서울뿐만 아니라 제주에서도 국회 관계자와 수차례 간담회를 진행했다고 명시해 진의를 의심케 하고 있다.

제주경제신문은 원 지사의 서울 출장 현황과 함께 출장 목적 등 사실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제주도에 원 지사의 출장 동행자(이름, 직위)에 대한 정보도 요구했다. 그러나 제주도는 "출장신청서 및 근무상황부는 개인별로 등록, 관리하고 있음에 따라 동행자(이름, 직위)에 대한 정보는 기재되고 있지 않아 관리정보가 없다"고 비공개 처리했다.

이에 대해 제주도의회 한 관계자는 "도지사 홍보에 주력하고 있는 제주도정이 도지사의 국회 방문 일정을 홍보하지 않을 이유가 없는데, 출장현황에 나온 출장 일정을 보면 거의 홍보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국회 업무 회의 등을 빙자해 업무출장을 떠나고, 중앙정치 활동에 이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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