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부의사 수 백번에도 제자 유사강간한 제주대 교수
거부의사 수 백번에도 제자 유사강간한 제주대 교수
  • 최병근 기자
  • 승인 2020.09.17 15: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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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자 두 번이나 도망갔지만 붙잡아서 범행

수사과정 부인‧녹취록 공개되자 변명 일색

재판부, “피고인 진지하게 반성하는지 의문”

제주지법, 조 교수에 징역 2년 6개월 선고
성폭력.
성폭력.

수백 번 거부의사를 밝히며 술자리를 떠난 제자를 강제로 끌고가 유사강간을 저지른 제주대 교수 조모씨에게 법원이 징역형을 선고했다.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는 유사강간 혐의로 기소된 제주대 교수 조모씨(61)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하고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 아동‧청소년 관련기관 등과 장애인복지시설에 취업제한 10년을 명령했다고 17일 밝혔다.

제주대학교 모 학과 학과장을 맡고 있는 조씨는 지난해 10월 30일 피해자 A씨(여.23)가 갑작스레 건강상 이유로 휴학한다는 사실을 전해 듣고 연구실에서 면담을 가진 뒤 저녁을 사주겠다고 제안해 1차로 술을 곁들인 저녁식사를 한 다음 2차로 제주시내 한 노래주점으로 이동했다. 조씨는 이날 밤 11시30분부터 자정 사이 노래주점에서 술을 마시던 중 A씨를 강제로 유사강간했다.

조씨는 재판과정에서 범죄사실 자체를 인정하고 반성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피고인이 재판과정에서 했던 발언과 제출한 의견서를 바탕으로 반성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반박했다.

법원에 따르면 조씨는 수사과정에서 범행사실을 부인하다가 재판과정에서 녹취록이 공개되자 약물과 술에 취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취지로 부인했다. 그러다가 또 다시 범행을 인정하면서도 성인지감수성이 부족해 벌어진 일이라는 취지로 주장하다 ‘블랙아웃’ 상태여서 범행이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번복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피고인이 범행장소인 노래방에 들고 나올 당시를 촬영한 영상에 나오는 걸음걸이를 보면 그다지 취했다고 보기 어려운 점, 범행 후에는 결제를 위해 자연스럽게 소지한 신용카드를 꺼내어 제시하고 서명까지 마친 다음 위 신용카드를 다시 돌려받고 다른 사람 도움 없이 귀가까지 했고 그 과정에서 피해자에게 연락을 취하기도 했다”며 “피고인이 노래방 안에서 이 사건 범행을 저지르다가 피해자가 피고인을 피해 노래방 밖으로 나와 가려고 하자 두 번이나 뒤쫓아 나와 다시 노래방 안으로 데려간 점, 노래방 안에서 친구인 그곳 주인을 동석하게 한 다음 별다른 지장 없이 대화를 나누기도 한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범행당시 피고인이 ‘블랙아웃’ 상태였다고는 보이지 않는다”고 피고인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특히 조씨가 별다른 친분이 없음에도 수업을 듣는다는 이유만으로 피해자 A씨에게 면담을 가장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판단했다. 조씨는 면담 과정에서 A씨가 울면서 어렵게 학업을 이어가고 있고 그 과정에서 우울증과 공황장애 등을 앓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던 것으로 수사과정에서 드러났다.

재판부는 “그럼에도 피고인은 피해자를 자신이 평소 알고 있던 노래방으로 데려간 다음 차마 입에 담지 못할 행위를 저질렀는데 이는 사실상 강간에 다름 아니고 또 피고인은 그 과정에서 강간의 최종 단계를 암시하는 말을 하기까지 했고, 자신을 피해 노래방을 벗어나려는 피해자를 두 번이나 다시 억지로 노래방 안으로 데려간 다음 범행을 이어 나갔다”며 “피해자는 싫다거나 집에 가고 싶다거나 나가고 싶다는 등 의사표시를 수백번 했음에도 피고인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재판과정에서 피고인은 공황장애를 앓고 있었다며 양형에 참작해 달라고 호소했지만 재판부는 “피고인도 공황장애 등을 앓아 이를 이겨내기 어려움을 알았으면서도 같은 질병을 앓고 있던 피해자를 상대로 범행을 저질렀다는 점에서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무릇 스승과 제자의 관계는 신뢰를 바탕으로 동등한 인경체로서 서로 존중하고 예를 갖출 경우라야만 부모와 자식 간의 관계에 버금간다고 할 것”이라며 “그런데 이 사건 범행은 이러한 기대에 정면으로 맞서는 것으로 비난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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