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공항 부지에 농지 50여만평...성산 농민들 ‘멘붕’
제2공항 부지에 농지 50여만평...성산 농민들 ‘멘붕’
  • 최병근 기자
  • 승인 2020.10.26 18: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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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터전 잃을 위기 놓인 농민들, 또 다시 거리로

기약 없는 제2공항 반대 운동, “갈 때까지 가야죠”

성산읍농민회, 매주 월‧금요일 고성우체국서 선전전
[제주경제신문=최병근 기자] 전농 제주도연맹 성산읍농민회 회원들이 26일 오후 서귀포시고성우체국 사거리에서 제2공항 반대 선전전을 진행하고 있다.
[제주경제신문=최병근 기자] 전농 제주도연맹 성산읍농민회 회원들이 26일 오후 서귀포시고성우체국 사거리에서 제2공항 반대 선전전을 진행하고 있다.

2015년 제주도가 서귀포시 성산읍 일대를 제2공항 예정지로 발표하자 주민들에게 ‘멘붕(멘탈붕괴)’이 찾아왔다.

국책사업. 국토교통부가 약 5조원을 들여 제주도에 공항 하나 더 짓는다는 소식에 주민들은 술렁였다. 제2공항 예정부지에 땅이 많은 지역주민과 투기세력들은 표정관리를 해야 했다.

반면 해당 지역에 터를 잡고 살아온 주민들은 잠을 이루지 못했다. 성산읍 난산리 주민 김경배씨는 자신의 생계수단인 굴삭기를 팔아 제2공항 반대 운동에 나섰고, 현재는 세종정부청사 앞에서 또 다시 곡기를 끊는 투쟁을 벌이고 있다.

제주도가 지난 2015년 발표한 ‘제주 제2공항 예정지 토지 및 시설물 실태조사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예정지에 편입된 토지는 2462필지, 586만4000㎡로 나타났다.

소유자별로 보면 성산읍 주민 소유가 33%(193만8000㎡), 그 외 제주도민 소유가 12.8%(74만9000㎡), 도외인 소유가 46.5%(272만6000㎡), 국·공유지가 7.7%(45만1000㎡)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이 가운데 성산읍 주민이 거주와 영농 등을 위해 사용하는 농지와 대지는 전체 면적의 26.4%인 154만8000㎡(46만8270평)이고, 범위를 그 외 제주도민까지로 넓히면 34.6%인 202만8000㎡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목별로 보면 임야가 249만5000㎡로 전체의 42.6%를 차지했고, 이어 전 24.1%(141만4000㎡), 농지 14.9%(87만5000㎡), 과수원 8.3%(48만7000㎡), 도로 5%(29만2000㎡), 대지 0.8%(4만8000㎡), 목장용지 0.3%(1만6000㎡), 기타 4%(23만7000㎡) 등으로 나타났다.

[제주경제신문=최병근 기자] 전농 제주도연맹 성산읍농민회 회원들이 26일 오후 서귀포시고성우체국 사거리에서 제2공항 반대 선전전을 진행하고 있다.
[제주경제신문=최병근 기자] 전농 제주도연맹 성산읍농민회 회원들이 26일 오후 서귀포시고성우체국 사거리에서 제2공항 반대 선전전을 진행하고 있다.

5년이 지났다. 초반보다 상대적으로 언론의 관심도 시들어갔다. 초기에는 제2공항 예정부지 인근 주민들 목소리를 담은 기사가 대다수 언론에서 쏟아졌지만 지금은 기껏해야 기자회견, 집회 수준의 기사만 찾아볼 수 밖에 없다. 성산지역 주민들 이야기는 이내 언론에서 사라져 갔다.

성산리 주민 A씨는 “제주 제2공항 예정부지에 땅이 있다. 속된말로 제2공항이 들어서면 나도 돈을 벌지만, 농지 위에 공항이 들어서는데 돈이 무슨 소용이 있겠나”라며 “제2공항보다 더 소중한 제주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제2공항을 반대한다”고 말했다.

수산리 주민 B씨는 “제주도를 찾는 많은 사람들이 제주의 자연환경 속에서 편하게 쉬기를 바라고 있는데 서울처럼 휘황찬란하게 변하면 누가 오겠냐”라며 “관광객이 많이 오면 성산읍 지역 경제가 발전할 것이라고 착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결코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산리 주민 C씨는 “아무리 많은 관광객이 들어와도 그 관광객들이 성산에 머물지 않는다. 성산에서 수용할 수 있는 관광객은 한정적”이라며 “그런데도 불구하고 성산읍 관내 상인들은 그들을 모두 수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착각한다. 양적 관광에서 이제는 제주의 자연을 지키고 지속가능한 관광을 추구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반드시 경관 보전 역할을 하는 농지를 보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민들은 손 놓고 있을 수 없었다. 뭐라도 해야 했다. 팻말을 만들어 사람과 차량이 많이 오가는 주요 거점에서 선전전을 했다. 지나가는 사람들 중 한명이라도 관심을 보여주길 바랐다. 그래서 전농 제주도연맹 성산읍농민회(회장 강찬주) 소속 농민들은 8월부터 매주 오후 5시 30분부터 서귀포시고성우체국 앞 사거리에서 선전전을 펼치고 있다. 8월부터 매주 월, 수, 금요일에, 10월 13일부터는 월요일과 금요일에 활동을 하고 있다. 농민들은 국토교통부와 제주도가 제2공항 건설을 철회하고 중단할지까지 거리로 나설 계획이다.

[제주경제신문=최병근 기자] 전농 제주도연맹 성산읍농민회 회원들이 26일 오후 서귀포시고성우체국 사거리에서 제2공항 반대 선전전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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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경제신문=최병근 기자] 전농 제주도연맹 성산읍농민회 회원들이 26일 오후 서귀포시고성우체국 사거리에서 제2공항 반대 선전전을 진행하고 있다. 일을 마치고 바쁘게 선전전에 참석한 한 농민손이 흙에 검게 물들었다. 
[제주경제신문=최병근 기자] 전농 제주도연맹 성산읍농민회 회원들이 26일 오후 서귀포시고성우체국 사거리에서 제2공항 반대 선전전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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