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사이클 제품은 결코 저렴하지 않다”
“업사이클 제품은 결코 저렴하지 않다”
  • 강석영 기자
  • 승인 2020.10.30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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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새활용 기업인 아시아업사이클제주포럼서 토론

복잡한 제작 공정으로 가격 부담...규모경제 이뤄져야

기업 스스로 솔선수범해야 진정한 업사이클 실현 가능

국내에서 업사이클을 통해 제품을 생산하고 판매하는 기업인들이 자원순환을 주제로 한자리에 모여다.

30일 열린 제1회 아시아업사이클제주포럼에선 ‘청정 제주의 환경가치 증진과 업사이클링’을 주제로 한 토론이 열렸다. 이날 국내에서 활동하고 있는 업사이클 기업인들이 참여해 그간의 고충을 털어놓았다.

토론에는 김태윤 제주연구원 선임연구원이 좌장, 현상철 JDC 환경사업처장이 발제를 맡았다. 또 심보현 수퍼빈 이사, 최이현 모어댄 대표이사, 김효정 조용한작업실 실장이 참여했다.

심보현 수퍼빈 이사.

“업사이클 제품은 비쌀 수밖에”

수퍼빈은 도심 속에서 발생하는 생활폐기물을 선별해 유가성 자원으로 전환하는 사업을 하는 소셜벤처다. 폐기물의 자원화를 위해선 사람 손으로 일일이 유가성 자원을 선별해내야 하지만, 네프론이라는 인공지능(AI) 분리수거 기기를 개발해 인력낭비를 줄이고 있다.

심보현 수퍼빈 이사는 “보통 분리수거를 할 때 페트(PET)병·샴푸통·플라스틱이 섞이는데, 이렇게 되면 저품질의 재활용품이 된다”며 “분리수거는 했어도 실제로 소각되거나 매립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심 이사는 “캔이나 페트병을 넣으면 재활용이 가능한지 불가능한지를 기계가 판단해 분류한다”며 “수거가 가능하면 이용자에게 포인트를 지급하고, 이 포인트는 차곡차곡 쌓아 현금화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심 이사는 “실제로 이곳에서 수거한 페트병을 구매하신 분은 ‘이렇게 재활용 자원을 깨끗하게 판매하는 곳은 처음’이라며 모두 놀란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기존 제공되는 페트보다 고가로 구매하는 분들이 있다”고 덧붙였다.

심 이사는 “지금도 개발과 업데이트를 꾸준히 하며 운영하고 있는데, 사실 가격이 비싸게 느껴질 수 있다”며 “꾸준히 수거하는 폐기물의 양을 늘리고, 공장도 구축하게 된다면 규모의 경제가 이뤄지면서 단가도 줄어들지 않을까한다”고 말했다.

심 이사는 또 “환경보전과 관련된 산업에서 테스트를 거치면서 점진적으로 가기엔 환경문제가 너무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며 “속도전을 통해 극적인 변화를 이뤄야 환경문제를 대비할 수 있는 만큼 기관·행정에서도 과감한 변화에 열린 마음을 갖고 (여러 정책을) 시도해봤으면 좋겠다”고 제언했다.

최이현 모어댄 대표이사.
최이현 모어댄 대표이사.

“자원순환, 기업이 나서 솔선수범 보여야”

모어댄은 버려지는 자원의 새활용을 통해 패션제품을 만드는 업사이클 브랜드이다. 버려지는 자동차의 가죽시트를 가지고 가방을 만들어 판매하고 있으며, 최근 제주에선 해양쓰레기인 폐그물을 수거해 상품화 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모어댄은 폐기물 세척에 막대한 수자원이 사용되는 것을 막고자 경기도 고양시에 생태공장을 짓고 빗물을 여과해 세척수로 사용하고 있다. 공장 가동에 필요한 에너지는 태양광 발전시설을 통해 공급된다.

최이현 대표는 “모어댄은 가장 ‘쓸모없음’을 ‘쓸모있음’으로 바꾸는 회사”라며 “환경보전을 주제로 하고 있는데, 단순히 업사이클 제품을 만들었다 해서 환경적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환경순환 시스템을 돌리는 것이 얼마나 이로운지를 고민하는 곳”이라고 소개했다.

최 대표는 “환경을 위해 노력을 해도 소비자들은 알아주지 못한다는 점이 가장 어렵다”며 “겉보기엔 쓰레기로 만들었다 해서 제품이 저렴할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자원순환을 위해선 수많은 공정이 필요하다는 점을 이해해주셨으면 한다”고 토로했다.

최 대표는 “자원순환 사회를 위해선 기업 스스로가 먼저 솔선수범해 나와 도민을 위한 공간을 만들고, 공유해야한다”며 “그렇게 나오는 제품이 가장 ‘글로벌’스럽고, 이것이 업사이클링 클러스터가 된다”고 말했다.

김효정 조용한작업실 실장.

“환경을 보전하고 싶다면 함께해야”

조용한작업실은 소품부터 가방까지 수작업으로 제작해 판매하는 1인 기업이다. 작업실은 ‘실용주의’를 내세우며 활용성이 높은 업사이클 제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작업실의 대표적인 업사이클 제품은 ‘흑돼지 드림캐처’이다. 서귀포시 남원읍의 한 어촌마을에서 폐해녀복을 수거한 뒤 흑돼지 모형의 제품을 만들었으며, 제작하다 남은 자투리 부분까지도 충전재로 활용해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하고 있다.

최근에는 도내 호텔에서 버려지는 이불시트를 수거해 가방으로 만들고 있다. 쓰이던 침구류로 만든 탓에 소비자의 인식이 좋지 않을 것을 고려해 제품에 산뜻한 컬러를 배합했고, 직접 만든 원단을 덧붙여 폐기물 비율 70% 이상의 업사이클 가방으로 재탄생됐다.

김효정 실장은 “제주라는 지역적 특수성 때문에 수도권에서 작업하는 것보다 인프라가 떨어지고 시스템이 열악하다”며 “업사이클 제품의 특성상 염색이라든지 작업을 의뢰해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제주에는 그런 업체가 없다보니 모든 것을 혼자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김 실장은 “이불도 낱장으로 일일이 손질해 컷팅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고, 공장에서도 받아주질 않아 환경을 생각하는, (나와) 마음이 맞는 사장님을 만나야만 작업이 가능하다”며 “실제로 쓰레기를 줄였다는 가시적 효과를 보려면 혼자 만들어선 절대 감당이 안된다”고 강조했다.

김 실장은 “제주에 많은 작가들이 이주해 왔고, 그분들의 관심을 끌어온다면 제주에서도 괜찮은 업사이클 제품들이 탄생할 것”이라며 “해마다 업사이클링 제품 공모전이 많이 열리는데, 이러한 공모전을 활성화 해 관심을 끌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의 좌장을 맡은 김태윤 제주연구원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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