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특별자치도 비전은 '평화와 인권'"
"제주특별자치도 비전은 '평화와 인권'"
  • 표성준 기자
  • 승인 2020.10.30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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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제주특별자치도 비전' 토론
더불어민주당 국가균형발전 및 행정수도 완성 TF와 더불어민주당 제주도당은 30일 오후 제주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평화 인권의 수도 제주특별자치도의 비전' 토론회를 개최했다.
더불어민주당 국가균형발전 및 행정수도 완성 TF와 더불어민주당 제주도당은 30일 오후 제주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평화 인권의 수도 제주특별자치도의 비전' 토론회를 개최했다.

제주의 비전으로 '국제자유도시' 대신 '평화와 인권'을 추진하자는 의견이 제기됐다.

 더불어민주당 국가균형발전 및 행정수도 완성 TF(이하 '민주당 TF')와 더불어민주당 제주특별자치도당은 30일 오후 제주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평화 인권의 수도 제주특별자치도의 비전'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번 토론회는 평화·인권의 수도 제주와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제주의 역할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송재호 의원(더불어민주당 제주도당 위원장)은 "당정청 차원에서 앞으로 어떻게 국가균형발전과 행정수도를 완성할지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추진단을 구성하고 권역별 순회토론회를 진행 중인데, 제주에서 마지막 토론회를 진행하게 됐다"며 "국제자유도시는 오버투어리즘과 신공항 건설 반대 등에서 보듯이 제주의 이익과 부합되지 않는 상황이 많으므로 평화와 인권이라는 새로운 비전을 모색하기 위해 오늘 토론회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우원식 국가균형발전 및 행정수도 완성 TF 단장은 "서울에서 시작해 특별자치도라는 새로운 실험을 하고 있는 제주에서 마무리 토론을 하게 됐는데, 조만간 당의 국가균형발전 전략과 행정수도 완성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발표할 것"이라며 "4·3의 아픔과 교훈을 가지고 평화·인권·관광·환경 도시로 성장하고 완성할 수 있도록 TF가 함께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 제주의 새로운 비전 '평화와 인권'
임문철 천주교 제주교구 정난주성당 주임신부는 '평화 인권의 수도 제주특별자치도의 비전'을 주제로 한 기조연설에서 제주의 비전은 평화와 인권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 신부는 "세계평화의 도시들은 전쟁의 비극을 강조하고 더 이상 전쟁이 없는 평화를 건설하기 위해 평화와 인권의 가치를 광범위하게 공유하고 후세에 확산하는 교육과 교류에 중점을 두고 있다"며 "제주는 국가가 지정한 세계 유일의 평화의 섬이라는 점 외에도 특별법 제정 과정의 민주성, 시행과정에서 드러난 가해 측과 피해 측 간의 자발적인 화해와 협력은 전 세계 과거사 해결의 모범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임 신부는 또 "제주는 4·3말고도 화산섬과 유배지, 왜구의 침탈, 일제 말기의 진지 구축을 위한 강제 노역 등으로 많은 아픔을 겪었고, 현재에도 개발과 보전, 해군기지 문제, 제2공항 등을 두고 일어나는 갈등과 분열은 제주가 평화의 길과는 너무도 멀리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며 "그런 이유로 평화를 절실히 갈구하는 땅이기에 제주의 비전은 평화와 인권이어야 하고, 제주만이 그 비전을 가장 잘 구현해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 특별자치 이후 지역내 분권 시급
양덕순 제주대학교 행정학과 교수는 '제주특별자치도 성공을 통한 한국 분권모델의 완성-제주특별자치도의 공과 과, 그리고 미래'를 주제로 한 발제에서 지방분권을 위해 특별자치도가 설치됐지만, 정작 지역내 분권은 이뤄지지 않아 주민참여를 기반으로 자치역량 수준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양 교수는 "특별자치도는 자치입법, 자치재정, 자치조직 및 인사 등 자치행정 전 분야에 걸쳐 파격적인 자치권을 갖는 '자치모범도시'라고 할 수 있다"며 "하지만 특별자치도가 출범한 지 15년이 경과된 시점에서 '남은 것은 특별자치도라는 이름이고, 잃은 것은 시군 기초자치단체이다'라는 자조적인 비판과 실망이 도민들 사이에 나타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2020년 9월 기준 제주 인구는 67만명으로 특별자치도 출범 당시의 56만명보다 11만명 증가했으며, 2006년 8조5000억원이던 지역총생산(GRDP)은 2018년 19조9000억원 규모로 11조4000억원 증가했다. 또한 2006년 약 530만명 수준이던 관광객은 2019년 약 1520만명으로 급증했으며, 재정규모도 세입예산 기준으로 2006년 약 3조500억원에서 2020년에는 약 5조원으로 증대됐다.

 양 교수는 "제주특별자치도 출범 이후 총 5회에 걸쳐 4537건의 제도개선이 이뤄지고, 매년 제도 개선을 진행하고 있지만 문재인 정부가 천명한 제주를 연방제 국가의 주정부 수준으로 사무에 대한 자주권을 확보하기에는 요원하다"며 "헌법에서 정한 국가사무, 그리고 제주도가 수행해서는 안 되는 금지 사무를 중앙정부에서 제시하고 이외의 사무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제주도의 사무로 하고, 영역에 대한 다툼은 법원에서 심판토록 해 현재와 같은 제도 개선 접근방식을 근본적이고 획기적인 사무배분으로 전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양 교수는 또 "제도개선을 통해 많은 사무가 제주로 이양됐지만 도가 필수적으로 담당해야 할 사무를 제외하고는 과감히 행정시 혹은 시민사회로의 분담, 즉 지역내 분권도 이뤄져야 한다"며 "그럼에도 도는 행정시와 시민사회의 역량 부족이라는 이유로 과감한 분권을 진행하지 않고 있다. 이 논리는 중앙정부가 제주도가 요구하는 사무이양에 대한 반대 논리로 사용하는 근거이기도 하므로 과감한 지역내 분권을 통해 새로운 생활자치모형을 구축하는 것이 제주특별자치도의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양 교수는 이어 "문재인 정부는 제주를 연방수준의 특별자치도로 만들겠다는 것을 국정과제로 선정·추진 중이고, 이에 맞춰 제주지역 역시 특별자치도를 통해 자기결정권을 준다면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지역발전을 선도할 수 있는 지역의 자치역량 강화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며 "자기 결정권을 가진 권한과 사무 이양을 요구하되, 이양된 사무를 처리하는 범위 내의 인적 물적 이양은 당연하지만 그 이상의 필요 재원에 대해서 스스로 확보할 수 있다는 강한 자주성과 자립성을 가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 갈등과 분열 해결책 제시해야
강만생 제주언론인클럽 회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8년 퇴임 직전 제주를 방문해 주민과의 간담회에서 강정해군기지 건설과 관련해 도민과 국민께 넓은 이해를 부탁하고, 갈등 방안 해소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지만 10년이 지난 지금도 미완"이라며 "제주의 평화와 인권을 말하기 위해선 정부가 4·3 배보상과 강정해군기지 등을 둘러싼 갈등과 분열을 해소하기 위한 해결책을 제시해 풀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양창식 탐라대학교 전 총장은 "제주지방정부에서 평화부지사 직위를 도입해 평화에 대한 해결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는 의지를 표명해야 한다"며 "도민의 합의로 도민 역량을 집결해 평화의섬에서 평화인권의 수도로 구체적인 실체를 들고 나와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영배 국회의원(서울 성북구갑)은 "참여정부에서 추진하던 국가균형발전 정책이 두 정부를 거치면서 이름도 지역균형발전위원회로 바뀌어 좌절과 굴곡을 겪는 동안 제주특별자치도도 여러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며 "문재인정부가 역점적으로 추진하는 한국판 뉴딜과 제주가 가진 고민들이 잘 어우러질 수 있도록 설계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김태석 제주도의회 전반기 의장은 "1991년에 제정한 제주도개발특별법은 도민이 주체가 됐지만 2006년 제정한 제주특별자치도 설치 및 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 이후에는 난개발이 이뤄지고 제주다움을 잃어갔다"며 "평화는 목적지로 가는 결과물이 아니라 그 과정 자체가 평화이다. 화해와 상생, 해원의 가치를 집약할 때 제주도는 평화의섬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상한 대통령소속자치분귀원위원회 부위원장은 "연방제 수준으로 특별자치도를 추진하겠다고 했지만 문재인정부 4년차인데도 진행되는 게 별로 없다 보니 도민들 뵙기 민망하고 송구스럽다"면서도 "조례는 법령이 정한 범위 내에서 제정할 수 있지만 현재의 대한민국 수준은 도민들이 더 강력한 조례를 만들 경우 받아들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으므로 우리 스스로 먼저 문제의 해결책을 강구한 뒤 국회와 정부의 지원으로 가는 게 자치분권의 정신"이라고 강조했다.
 표성준기자 ahsura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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