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나는전’ 동지역 하나로마트 배제...현장 ‘부글부글’
‘탐나는전’ 동지역 하나로마트 배제...현장 ‘부글부글’
  • 최병근 기자
  • 승인 2020.11.22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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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조합장‧농민 후폭풍 예고 “사용처 배제 역차별”

강수길 회장, “원희룡 제주지사 면담에서 담판 계획”
제주도가 제주 지역화폐의 가맹점 모집에서 하귀 하나로마트를 제외시키자, 이에 반발한 주민들이 16일 오전 제주도청을 방문해 원희룡 지사의 면담을 요청하고 있다.
제주도가 제주 지역화폐의 가맹점 모집에서 하귀 하나로마트를 제외시키자, 이에 반발한 주민들이 지난 16일 제주도청을 방문해 원희룡 지사의 면담을 요청하고 있다.

제주도가 발행예정인 지역화폐 ‘탐나는 전’ 사용처에 동지역 하나로마트가 빠지면서 농민들과 지역조합장들 반발이 예상된다.

지역 농민들과 조합장들은 지역주민들과 관광객들 편의성을 위해 도내 모든 하나로마트에서 지역화폐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요구해 왔다. 하지만 소상공인들은 ‘하나로마트’가 대형마트라고 주장하며 이를 반대했고, 결국 제주도는 동지역 하나로마트를 사용처에서 배제하는 절충안을 만들어 발표했다.

제주도는 지난 16일 ‘탐나는전’의 신청 자격을 도에 사업자등록을 한 소상공인으로 정하며, (불법)사행산업, 대규모 점포, 단란·유흥주점 등은 등록에서 제한했다고 발표했다. 또 대규모 점포에 해당하는 제주시·서귀포시 동(洞)지역 농·축협 하나로마트는 가맹점 등록을 제한하고, 일부·읍면지역 하나로마트에 한해서만 등록을 허용했다.

제주도 관계자는 “‘지역사랑상품권 이용 활성화에 관한 법률’에 따라 중소기업에 해당하지 아니한 기업은 가맹점 등록을 거부할 수 있다”며 “최근 3년간 연평균 매출액이 500억원 이상의 점포는 제외했다”고 설명했다.

도내 31개 농·축협 하나로마트 가운데 등록이 거부된 마트는 제주시농협 4곳(하나로마트 제주점, 식재재마트, 노형점, 오라점), 하귀농협, 중문농협, 제주축산농협 2곳(아라점, 삼화점), 서귀포농협 5곳(본점, 천지간이점, 토평, 법환, 상효점), 제주감귤농협, 서귀포시축협 2곳(신시가지점, 흑한우명품관마트), 효돈농협 등 17곳이다.

특히 제주도는 읍·면지역에 해당하는 제주시 애월읍 하귀농협 하나로마트도 가맹점 모집에서 배제시켰다. 제주도는 하귀농협 하나로마트가 연평균 매출액이 570억원에 달하는 만큼 이를 대규모 점포로 판단해 등록을 제한했다고 밝혔다.

동지역 하나로마트 사용 배제... 여진 지속

도내 31개 하나로마트 가운데 17개소에서 지역화폐 사용이 거부되면서 논란과 반발은 가시지 않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지역농협 관계자는 “농민 조합원들은 자신이 소속된 조합의 하나로마트에서 생활필수품뿐만 아니라 농자재도 구매하는데 결국 지역화폐를 사용하지 못하면 조합원들 및 주민 불편함이 가중 될 것”이라고 편의성에 문제를 제기했다.

행정구역상 ‘동’으로 분류됐지만 사실상 농촌지역인 서귀포의 문제는 더 심각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농협 제주지역본부에 따르면 중산간 마을인 서귀포시 상효동은 하나로마트 매출이 1년에 4300만원 수준에 그친다. 하지만 이 지역 하나로마트에서 지역화폐를 사용하지 못하면 주민 불편이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한 지역농협 한 관계자는 “이런 지역을 배제하면 ‘왜 우리지역은 지역화폐를 사용하지 못해 10% 할인이 안 되냐’는 주민 민원이 발생할 것이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지역화폐 사용 안돼요?” 관광객 혼란 우려도

지역화폐 사용처가 제한되면서 관광객에게도 불편이 가중될 것이란 지적도 있다. 서귀포시 지역에서 숙박업을 운영하는 한 관계자는 “시내권에 있는 호텔, 펜션 등 숙박업소를 찾은 관광객들은 그럼 지역화폐를 어디서 사용해야 하나”라며 “다양한 물품구색을 갖춘 마트를 찾아보기 어렵고, 그나마 괜찮다 싶은 마트는 주차 등 접근성이 낮아 지역화폐 도입인 편의성과 보편성에도 맞지 않은 것 같다. 특히 관광객들은 하나로마트에서 지역화폐를 사용하면 할인될 줄 알고 구입했는데 막상 할인이 되지 않으면 무슨 의미가 있냐”고 반문했다.

탐나는전 사용처 제한으로 지역농협, 특히 서귀포지역 농협 조합장들은 비상에 걸린 상황이다. 한 지역 농협 관계자는 “지역 조합장들 불만이 매우 크다”며 “제주도가 어떻게 나오는지 지켜보고 집단행동에 나설지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농민들도 동지역 하나로마트에서 지역화폐를 사용하지 못한다는 소식에 격앙된 모습이다. 강수길 제주도농업인단체협의회 회장은 “이미 제주도에서 마음이 떠난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농민 알기를 우습게 안다. 농업 홀대는 기본인데 동지역 농협 하나로마트에서 지역화폐를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건 정말 농민과 농협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볼 수밖에 없다”며 “원희룡 지사와 면담이 예정돼 있는 만큼 이 자리에서 담판을 짓겠다”고 말했다.

“수익금 지역사회 환원” 선언에도 귀 닫은 제주도

지역농협 조합장들은 하나로마트 수익금을 지역사회에 환원하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제주지역 농협은 하나로마트에서 발생한 수익금 수억원을 매년 지역사회에 환원하고 있다. 제주농협 하나로마트협의회 조합장들은 지난 12일 지역일간지에 전면 광고를 내고 지역화폐 수익금을 지역사회에 환원하겠다고 선언했다.

협의회는 “농협에서 지역화폐를 발급받았는데 사용은 할 수 없다고 하면 사용자들에게 혼란만 부추길 뿐이며, 농협의 지역화폐 발급대행업무도 원활할 수 없다”며 “동일한 읍지역인데 매출규모가 큰 하나로마트를 가맹점에서 배제하면, 소비자 혼란과 지역주민 간 갈등은 극에 달하게 된다”고 우려했다.

또한 “지역화폐 때문에 조합원 입장에서 자기 농협을 놔두고 남의 농협을 이용하게 생겼으니, 이런 처사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 지역화폐 가맹점으로 등록하고 싶으면 매출규모를 낮추라는 것인가?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취지를 찾아볼 수 없고, 지역 간 주민 간 갈등을 유발하는 지침은 마땅히 수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제주도는 지역화폐인 ‘탐나는 전’을 지류형, 카드형, 모바일형 3가지 매체로 발행한다. 올해 200억원을 시작으로 내년 1500억원, 2022년 2000억원 규모로 발행할 계획이다.

올해 발행되는 200억 중 120억은 카드 및 모바일형으로 발행된다. 80억은 지류형이다. 제주도는 내년도 지류형에 발행 여부 및 규모와 관련해서는 올해 지류형 소진 여부를 분석하고 판단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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