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동 무 피해 가장 심각 “피해규모 더 늘어날 듯”

제주도 전역에 내린 폭설로 월동 무, 감귤 등 제주산 주요 작물에 피해가 발생해 농가경제에 큰 어려움이 예상된다.
11일 제주지역 농민들 이야기를 종합하면 도내 전 지역 주요 월동채소에 큰 피해가 발생했다.
서귀포시 성산읍에서 월동 무 농사를 짓는 A씨는 11일 이번 폭설로 얼어붙은 무 밭을 보며 망연자실했다. A씨는 “그 동안 내린 눈이 녹지 않고 무 밭에 그대로 쌓여있다. 3~4일 지나서 눈이 녹아봐야 알겠지만 건질게 없을 것 같다”고 씁쓸해 했다. 농민들에 따르면 월동 무 주 재배지역인 서귀포시 성산읍과 표선면 지역에 큰 피해를 입었다. 표선면에서 월동 무 농사를 짓는 B씨는 “눈이 너무 많이 내려서 피해가 없길 바라는 게 요행일지 모르겠다”며 “혹시 몰라 무를 몇 개 뽑아 봤는데 윗 부분이 얼어서 멀쩡한 게 없었다”고 말했다.

한림읍에서 콜로비, 비트, 브로콜리 농사를 짓는 C씨는 ‘이 정도면 재난’이라며 심각성을 설명했다. C씨는 “농산물 특성상 현재까지 정확한 피해를 알 수 없지만 날이 풀리고 1주일 정도 지나면 피해 규모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이라며 “지대가 낮은 해안가는 그나마 나을 것으로 보이지만, 고지대 농작물은 건질게 별로 없을 것이다. 이 정도면 ‘재난’”이라고 말했다.
콜라비, 비트 등 서부지역에서 주로 생산되는 월동채소를 수확하지 않은 농가들이 대부분인 것으로 알려져 피해 규모를 집계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C씨는 “브로콜리와 콜라비 등은 결구가 상당히 진행됐는데 얼었고, 날이 풀려 얼었던 농작물이 녹으면 썩는 냄새가 나서 버려야 한다”며 “앞으로 1주일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감귤 또한 마찬가지다. 하우스 감귤은 큰 문제가 없지만 아직 수확을 하지 못한 노지감귤과 한라봉 등에는 심각한 영향이 예상된다. 서귀포시에서 감귤 농사를 짓는 D씨는 “감귤도 다 얼었다”며 “착잡할 따름”이라고 체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