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면세사업 재도약 위한 새 구상
위기의 면세사업 재도약 위한 새 구상
  • 강석영 기자
  • 승인 2021.01.13 16: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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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면세사업컨펙스-2020제주컨퍼런스
지난해 11~12월 온·오프라인 결합해 개최
지역상품 소비촉진 부대이벤트로 큰 호응
상생·동반성장·규제완화·제도개선 등 의견

거대 수출산업으로 자리매김한 국내 면세산업이 최근 코로나19 대유행을 겪으면서 위기에 봉착했다. 아시아 면세산업 컨펙스에선 이러한 면세산업의 돌파구를 모색했다.
  제주특별자치도가 주최하고 ㈜제주국제컨벤션센터(ICC JEJU)와 제주경제신문이 공동주관,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이하 JDC)가 후원한 아시아 면세사업 컨펙스-2020 제주 컨퍼런스(Asia Duty Free Confex-2020 JEJU Conference)가 2020년 11월부터 12월까지 제주에서 열렸다.
  ‘컨펙스’는 컨퍼런스(conference)와 전시회(Exhibition)를 합성한 단어로 다채로운 온·오프라인 컨벤션 행사를 동시에 진행하는 마이스(MICE) 분야의 새 모델이다. 이번 컨펙스는 면세사업 발전을 주제로 한 컨퍼런스와 드라이브스루 장터, 라이브 방송 등의 부대 이벤트로 나뉘어 구성됐다. 컨퍼런스는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해 사전 녹화한 영상을 12월 21일 공개하는 형태로 진행됐다.
  이번 컨펙스는 ‘지속가능한 아시아 면세사업의 성장을 위한 새로운 구상’을 대주제로 했다. 이번 업계에 불어 닥친 위기를 기회로 바꾸기 위한 목적에서 기획됐다. 코로나19 이후 다가올 미래에 민첩하게 대응한다는 취지이다. 면세점 수익이 제주도민에 적극 환원되는 방안에 대한 고민도 중요하게 다뤘다.

 

소비 촉진 위해 마련한 장터 지역상품 ‘불티’
컨펙스 기간 코로나19로 판로가 막혀 어려움을 겪는 제주 도내 농·수산물 업체들을 위한 행사가 본 행사에 앞서 개최돼 눈길을 끌었다. 행사조직위원회는 면세점 입점이 어려운 농·수산물이나 공산품을 직접 판매할 수 있도록 장터를 마련하고 기업과 생산자들이 수익을 낼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했다.
  11월 27일부터 28일까지 ICC 제주에서는 드라이브스루 방식을 이용한 별도 장터가 열렸다. 사전 예약과 현장 판매가 동시에 진행된 드라이브스루 장터는 탐방객들의 높은 관심을 받았다.
  광어회 1팩(300g)을 1만5000원에 판매하는 특별행사는 준비한 물량 200팩을 모두 소진할 정도로 큰 호응을 얻었다. 코로나19의 급격한 확산으로 당초 계획이 모두 취소되고 이틀간만 진행돼 아쉬움을 남겼다.
  지역 상품을 판매하는 장터는 온라인에서도 이어졌다. ‘믿고 팔아’ 라이브 방송에선 품질을 보장하는 제주 공산품과 농·수산물이 상품으로 올랐다. 제주 제철과일과 흑돼지, 멸치젓갈 등을 판매했다.
행사 관계자는 “코로나19로 판로가 막혀 경제적인 어려움을 호소하는 도내 향토 브랜드들이 이번 부대행사를 통해 조금이나마 숨통이 트였길 기대한다”며 “이번 컨펙스 경험을 바탕으로 제주에 특화된 브랜드를 개발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면세업계 위기 극복하려면 규제 완화해야
이번 컨퍼런스에선 아시아 면세사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각국의 협력 방안부터 정부와 지자체의 제도적 지원 내용, 기업들의 위기 극복 활동 등에 대한 논의가 오갔다. 면세점에 입점한 혹은 입점 예정 중인 기업들을 위한 자리도 마련돼 성공전략을 공유했다.
  홍주표 한국면세점협회 사업지원단장은 컨퍼런스에서 ‘면세점 제도 발전방향과 지자체 상생방안: 지정면세점 중심’을 주제로 발제했다.
  홍 단장은 각국의 정부에서 규제완화를 통해 성장하고 있는 일본 오키나와와 중국 하이난의 사례를 제시한 뒤 시사점을 도출했다. 2017년을 정점으로 매출 하향세를 걷는 국내 면세시장이 다시금 부상하기 위해선 정부의 규제완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2019년 한 해 우리나라 면세시장은 약 24조85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그러나 올해 들어 코로나19가 대유행하면서 1월부터 10월까지 매출액은 12조9000억원으로 전년 동기(20조2858억원)대비 약 38% 감소했다.
  특히 면세상품 구매객 수(전년 동기 4048만명)도 76% 하락한 960만명으로 추산됐다. 때문에 업계에선 국내 면세시장이 유례없는 위기에 놓였다는 분위기다.
  홍 단장은 “직접고용은 약 3만5000명에서 2만1700명대로 1만3000명 이상 감소했다”며 “비율로 따지면 약 38% 감소한 것으로 그만큼 고용불안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정부 적극적인 지원으로 급성장한 중국 하이난
일본 오키나와에는 공항 출국장과 시내에 각 한 개소씩 총 2개소의 면세점이 운영 중이다. 운영주체는 세계적인 민영 면세점 그룹인 DFS로 일본정부는 20만엔(약 210만원)까지 면세 혜택을 주고 있으며, 연 이용횟수에는 제한을 없앴다.
  특히 최근 중국 정부로부터 전폭적인 정책 지원을 등에 업고 급부상하고 있는 하이난에는 시내·공항 등 총 4곳에 면세점이 있다. 이 면세점을 운영하고 있는 중국의 CDFG는 2020년 상반기 매출액을 기준으로 세계 1위를 달성했다.
  홍 단장은 “중국 CDFG는 매출액이 세계 1위라서 업력 역시 길 것이라 생각할 수 있다”며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우리나라의 지정면세점을 벤치마킹해 제도의 토대를 만들어 발전시킨 사례”라고 말했다.
  홍 단장은 이어 “현재 중국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급속히 발전하고 있다”며 “우리가 주목해야 할 점은 이들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규제개선이 어떻게 이뤄졌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면세한도 파격 조정… 5000→10만위안
당초 하이난 면세점이 조성되던 때에는 이용자격이 만 18세 이상 내외국인이었다. 하이난 주민의 경우 연 1회, 내외국인 관광객은 연 2회까지 구매가 가능했다.
  판매품목도 19종이었으며, 최초 면세 한도는 5000위안(약 85만원)에 불과했다. 그러나 2012년 면세한도를 8000위안으로 조정하고, 2014년에는 판매품목을 38개로 늘렸다.
  2015년에는 나이제한을 철회하고, 2016년에는 면세한도를 다시 1만6000위안(약 270만원)으로 늘렸다. 2년 뒤인 2018년에는 면세한도를 3만위안(약 500만원)으로 재차 상향하고, 올해 7월 1일에는 다시 10만위안(1700만원)으로 높였다. 특히 올해 판매품목도 45개로 확대됐고, 구매 횟수에 대한 제한도 완전히 해제됐다.
  홍 단장은 “작년까지는 연평균 27% 수준의 성장률을 보였던 하이난이지만, 올해 규제가 완화된 이후에는 믿을 수 없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우리를 벤치마킹한 하이난이 세계 최대 면세시장으로 급부상했다”고 말했다.
  홍 단장은 “이렇듯 하이난 면세점의 규제완화가 결국 매출과 수익으로 이어진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며 “제주 지정면세점의 수익 증대를 위해선 도정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대기업 면세점 매출액 일부 기금 납부 제안
이어지는 종합토론에는 강성민 제주도의회 포스트 코로나 대응 특별위원회 위원장(더불어민주당, 이도2동을), 김승배 제주도 관광정책과장, 박영하 JDC 면세기획처장, 김민열 롯데면세점 제주점장, 강봉석 제주관광공사 면세사업단장이 참여했다. 좌장은 김의근 ICC제주 대표이사가 맡았다.
  이 자리에서 강성민 위원장은 제주특별법 제도개선을 통해 기금을 조성하고 대기업 면세점 매출액의 일부를 납부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 위원장은 “관광진흥기금 납부를 통한 대기업 면세점의 지역 환원 문제가 매번 제주특별법 제도개선 때마다 불거지고 있다”며 “면세점에 의한 피해는 고스란히 도내 소상공인이 보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기금을 조성하고 보세판매장 총 매출액의 1%만이라도 납부하도록 하는 방안에 대해 고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승배 제주도 정책과장도 비슷한 의견을 냈다. 김 과장은 시내 면세점 간 경쟁이 과하면 순기능과는 달리 오히려 지역 상거래만 더욱 위축시킬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김 과장은 “시내 면세점이 관광 수익을 창출하고 이를 다시 관광에 재투자하는 순기능만 담아낸다면, 면세점 진출이 꼭 부정적이지만은 않다”며 “상생을 위한 제도적 측면에서 특허수수료 50%를 제주가 확보하고, 보세판매장 매출의 1%를 관광진흥기금으로 납부하도록 제도를 개선한다면 재원확보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영하 JDC 면세기획처장은 타 면세점과 달리 제주 지정면세점은 이용횟수, 면세한도, 판매품목 등의 제한으로 고객들의 니즈를 맞추기 어렵다고 호소했다.
박 처장은 “ JDC는 제주특별법에 근거해 제주 관광 활성화를 도모하고, 국제자유도시 조성 재원을 마련하는 차원에서 지정면세점을 운영하고 있다”며 “지정면세 제도의 규제완화를  이뤄내 더 많은 수익을 환원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고용안정 위해 무사증 제도 재개 시급
김민열 롯데면세점 제주점장은 코로나19로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도민들이 고용에 대한 불안감을 크게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김 점장은 코로나19를 극복한 이후 안정적인 고용을 위해  시급히 처리해야 할 과제는 무사증 제도를 재개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점장은 “코로나19로 매출이 90% 이상 감소한 상황에서도 부분 개점을 통해 도민들에게 고용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코로나19 극복의 시기를 맞으면 무사증 제도가 조속히 재개될 수 있도록 제주도를 비롯한 모든 관계자들이 힘을 보태 달라”고 말했다.
  강봉석 제주관광공사 면세사업단장은 면세품의 외화 적용 기준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개인정보의 보호를 위해선 면세점이 수집하는 정보의 기준을 재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단장은 “지정면세점 운영 고시에 따르면 면세상품을 외화로 판매하기 위해선 전일 기준환율을 적용해야 한다”며 “그러나 이를 환율 변동폭이 큰 시기 전일 기준환율을 적용하게 되면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강 단장은 이어 “관세청에선 매주 금요일마다 주간 환율의 평균을 적용해 통관세금을 부과한다”며 “이와 같이 지정면세점에서도 일주일 단위로 환율을 적용한다면 소비자에게 가격에 대한 신뢰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피력했다.
  강 단장은 또 “최근 개인정보보호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는 만큼 면세점에서 구매한도 등을 관리하기 위해 수집하는 개인정보를 좀 더 단순화할 필요가 있다”면서 “성명과 생년월일, 남녀 구분되는 주민등록번호 뒤 1자리까지만 적용하고 관리한다면, 보다 효율적으로 고객의 개인정보를 관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석영 기자 jejuk0001@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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