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밥 다이어리 #2. 테왁
효밥 다이어리 #2. 테왁
  • 제주경제신문
  • 승인 2021.02.12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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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정의 맛집칼럼]

 

 제주 해산물과 식재료를 이용한 비빔밥, 향토음식 전문점 테왁
 제주 해산물과 식재료를 이용한 비빔밥, 향토음식 전문점 테왁

주소_ 제주 서귀포시 서호남로 32번길 10-4 / 일요일 휴무
영업시간_ 11:00 - 20:00 (월~금) / 11:00 - 16:00(토)
휴식시간_ 15:00 - 17:00 (월~금)


네이버에 올라온 평점만 믿고 지인들과 함께 찾았다가 괜히 미안해졌던 적이 몇번 있던 터라 더 이상 별 다섯개짜리 리뷰를 믿지 않기 시작할 때 즈음 이었습니다. 어머니를 모시고 가도, 육지에서 놀러온 손님들과 함께 가도 모두 입을 모아 “맛있다” 라고 했던 곳이 있습니다. 2020년 6월에 오픈을 해서 아직 채 1년이 안된 서귀포에 있는 테왁이라는 비빔밥 전문점을 소개해 드릴게요.

  별 기대없이 인스타에 누군가 올려놓은 “최애맛집”이란 말을 단지 확인해보고 싶다는 마음으로, 마침 집에서 가깝기도 해서 찾아갔던 곳입니다. 첫 방문 때 전복소라 돌솥비빔밥(1만3000원)을 먹어 보았는데 무게감이 느껴지는 전통 유기그릇으로 차려진 1인 상차림에 깔끔한 생수 한병이 함께 나왔습니다. 전복게우와 간장소스로 맛을 낸 슴슴한 스타일의 비빔밥이 입안에 들어간 순간 이렇게 집에서 가까운 곳에 있는 맛집을 내가 여태 왜 모르고 있었나 싶어지더군요. 음식의 간이 세고 고추가루가 많이 들어가서 전체적으로 빨간색이 많이 들어간 전라도식 음식과 달리 제주 음식은 신선한 재료 본연의 맛을 음미할 수 있게 하려면 식재료의 맛을 살릴 수 있게 절제된 간이 들어가야 합니다. 그게 바로 제주 향토 음식의 기본이라고 생각해왔던 터라 테왁에서 먹은 전복소라비빔밥은 제 관점에서는 5성급 호텔 수준의 깔끔하면서 정갈한 음식이였습니다. 음식을 몇 숟가락 뜨고 났을 때쯤 속으로 ‘서울에서 친구들 오면 이곳을 소개해 주고 싶다’, ‘엄마가 와서 드셔도 좋아하시겠구나’ 하는 생각이 바로 들게 했습니다.

  두번째 방문에서는 하루 10개 한정판매되는 돌문어 비빔밥(1만6000원)을 먹어 보았는데 조려낸 제주산 돌문어가 어찌나 부드럽게 씹히던지 연세드신 어른들이 드시기에도 좋을 것 같았습니다.

  돌문어 비빔밥 안에는 제주톳과 물미역이 들어가 있는데 재료의 신선함이 그대로 느껴졌습니다.

  이쯤되니 어떤 분이 요리를 하고 계신가 하고 주방쪽을 한번 흘끔 쳐다보게 되더군요. 해녀로 활동 중이신 어머니가 직접 물질을 해서 채집해오신 뿔소라와 문어들을 아들이 구입을 해서 이렇게 정성스런 음식을 만들어내고 계신다고 합니다.

  고정메뉴로 전복소라돌솥비빔밥, 돌문어비빔밥, 뿔소라비빔밥, 전복죽, 소라회, 전복회가 있으며 계절메뉴로는 초여름에 성게비빔밥, 여름에는 전복물회, 겨울에는 성게미역국, 그리고 곧 나올 신메뉴로 홍해삼비빔밥이 있다고 합니다.

  돌문어비빔밥은 원래 가을 계절 메뉴였으나 손님들이 너무 찾으셔서 고정메뉴로 바뀌었다고 하네요.

  제주어로 “구쟁기”라고부르는 소라를 젓갈로 만들어서 반찬으로 나오는데 손님들의 판매해달라는 요청에 곧 포장판매도 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조개로 맛을 낸 미역국도 맛이 깔끔해서 저는 꼭 두 사발을 먹고 나옵니다.

제주 해녀복

  테왁에서 식사를 마치고 나올 때 단지 “맛있는 향토 음식점이다”를 넘어서 요리하시는 분의 재료를 대하는 태도가 느껴졌습니다. 이는 곧 어머니가 물속에서 숨을 참으며 채집해 오신 수고로움을 아들이 항상 감사히 느끼고 있다는 말이겠죠.

  그러한 아들의 마음이 정성스런 음식으로 표현된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까지 미치니 마음이 먹먹해 졌습니다.

  그 흔한 광고나 전단지는 물론이고 개업식도 생략하고 지난 6월부터 운영해온 테왁은 지인들의 입소문을 타고 점점 맛집이 되어버려 점심시간에 딱 맞춰가시면 대기할 수도 있다는 점 참고해 주세요.

  며칠 전 서울에서 직장다닐 때 알던 후배가 제주도 놀러왔다고 서귀포에서 꼭 가봐야 할 맛집을 소개해달라는 문자에 자신있게 테왁을 알려주었습니다. 지인분들에게 소개해주어도 욕먹지 않을 맛집으로 저는 서귀포에 있는 테왁을 꼭 추천해드리고 싶네요.

김효정

김효정

제주에서 패브릭 소품을 만들고 틈틈이 제주 곳곳의 맛집을 여행하며 먹는 재미로 살고 있어요. 먹는 것만 잘하고 글은 잘 못쓰지만 제주 곳곳의 숨은 맛집들을 알려드리고 싶어 맛집 칼럼을 쓰기 시작하였습니다.

※ 본 기사는 제주경제 매거진 31호(2021년 2월 15일자)에 기재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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