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위원회 검증 거친 뒤 다음주 국토부 제출
![원희룡 제주도지사와 좌남수 제주도의회 의장이 지난해 12월 11일 오전 제주도청 기자실에서 '제주 제2공항 도민 의견수렴 관련 합의문'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news/photo/202102/20891_29375_241.jpg)
제주 제2공항 도민 여론조사 결과 도민들은 오차범위 내 반대 의견이 우세했지만 성산주민들은 찬성 의견이 압도적으로 많게 나타났다. 찬반 의견수렴을 위한 여론조사 결과가 극명하게 엇갈려 정책 결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도의회의 의뢰를 받아 컨소시엄을 구성한 제주도기자협회 소속 9개 언론사는 설연휴 직후인 2월 15~17일 실시한 제주 제2공항 도민 여론조사 결과를 18일 저녁 8시 공개했다. 조사업체는 국내 여론조사전문업체인 한국갤럽과 엠브레인퍼블릭이 맡아 각각 진행했다.
도민 조사 결과 한국갤럽은 반대 47.0%, 찬성 44.1%로 반대가 2.9%p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앰브레인퍼블릭 조사 결과도 반대 51.1%, 찬성 43.8%로 반대가 7.3%p 높았다.
그러나 성산주민 조사 결과는 한국갤럽이 찬성 64.9%, 반대 31.4%로 찬성이 33.5%p 높게 나타났다. 엠브레인퍼블릭은 찬성 65.6%, 반대 33.0%로 역시 찬성이 32.6%p 높았다.
여론조사 결과 이렇게 도민과 성산주민 간 의견이 상반되고, 한 조사기관의 도민 조사결과는 오차범위인 것으로 나타나 제2공항 정책 결정과 갈등 해소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 주목되고 있다.
전날 KBS제주가 진행한 대담 프로그램에 출연한 강원보 제2공항 성산읍반대대책위 집행위원장은 "피해지역 주민이지만 특별한 하자가 없는 한 여론조사 결과에 승복하겠다"며 "찬성 의견이 높게 나오면 승복하고, 도민을 위해 활동을 접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오병관 제2공항 성산읍추진위원장은 "여론조사 자체를 반대해왔기 때문에 결과에 승복하는 건 의미가 없다"며 "여론조사는 참고사항일 뿐이고, 국책사업이 여론조사를 통해 중단되거나 변경될 순 없다"고 주장했다.
앞서 원 지사와 좌 의장은 지난해 12월 제2공항 도민 의견수렴을 위한 여론조사에 합의한 뒤 의견수렴 후에는 서로 갈등을 유발하는 행위를 하지 않으며, 앞으로 갈등 해소를 위해 지속적으로 협력하고 노력하겠다는 내용의 합의문을 발표했다.
이어 국토교통부는 지난 1월 13일 보도설명자료를 통해 "지난해 12월 8일 제주도 및 도의회과 각각 면담을 추진하는 자리에서 제주도와 도의회가 서로 합의해 여론조사를 실시해줄 것을 요청했다"며 "제주도에서 합리적, 객관적 절차에 따른 도민 의견수렴 결과를 제출 시, 정책결정에 충실히 반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토부는 제주도가 여론조사 결과를 보내면 제주도 등 관계기관과 협의 등을 거쳐 정책결정에 반영할 방침이다. 제주도는 도·의회·전문가로 구성된 '여론조사 공정관리 공동위원회'의 검증을 거친 뒤 빠르면 다음주 초쯤 원희룡 지사 명의로 여론조사 결과를 국토부에 제출할 예정이다.
한편 이번 조사는 한국갤럽과 엠브레인퍼블릭이 제2공항 건설 찬·반 의견과 더불어 대통령 국정 수행 평가, 다음 대통령 선거 결과 기대, 차기 정치 지도자 선호도, 정당 지지도 순으로 조사 대상자의 의견을 묻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한국갤럽은 만 19세 이상 남녀 도민 2019명(표본오차 ±2.2% 신뢰수준 95%), 성산읍 주민 504명(표본오차 ±4.4%, 신뢰수준 95%), 엠브레인퍼블릭은 도민 2000명(표본오차 ±2.19%, 신뢰수준 95%), 성산읍 주민 500명(표본오차 ±4.38%, 신뢰수준 95)을 대상으로 각각 조사했다.
자세한 내용은 한국갤럽과 엠브레인퍼블릭 홈페이지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의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표성준기자 psj@jejuecono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