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란기 맞은 제주도롱뇽이 위험하다
산란기 맞은 제주도롱뇽이 위험하다
  • 제주경제신문
  • 승인 2021.03.14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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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완병의 생태칼럼]
제주도롱뇽은 제주도와 호남권에 국한하여 분포하는 한국특산종이다.
제주도롱뇽은 제주도와 호남권에 국한해 분포하는 한국특산종이다.

섬휘파람새가 짝을 찾기 위한 노랫소리가가 우렁차고, 강남 갔던 제비들도 고향으로 돌아와 여기저기 안부를 묻느라 분주하다. 동백꽃은 지고 이제 벚꽃들이 하얀 봄비를 내리려고 한다. 곶자왈 습지와 계곡에는 산개구리들이 부화한 알들도 꼼틀거리기 시작했다. 코로나19로 인간 세상이 복잡하게 작동하고 있는데도, 자연은 어김없이 봄을 맞이하고 있다. 장수물의 제주도롱뇽도 추위를 무사히 극복하고 새 생명들을 산란한 지 오래다.

개구리가 잠에서 깨어난다는 경칩이 한참 지났다. 사실 계절변화, 환경오염, 기후위기 등을 거론할 때 주인공으로 개구리가 가장 많이 등장한다. 개구리는 겨울잠에서 깨어나는 동물 중에 환경 지표종으로, 개구리의 알 소식은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궁금하다. 산개구리, 청개구리, 참개구리, 무당개구리, 맹꽁이 등 종류도 다양하다. 모두 물과 뭍에서 생활하는 양서류이다. 개구리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호감 양서류가 있다. 바로 도롱뇽이다. 개구리는 꼬리가 없지만 도롱뇽은 몸이 길쭉하고 꼬리가 있어서인지 섬뜩하지 않을 정도로 대략난감이다.

우리나라에는 이끼도롱뇽, 한국꼬리치레도롱뇽, 도롱뇽, 제주도롱뇽, 꼬마도롱뇽 등 6종이 분포하며, 제주도에는 제주도롱뇽만 서식한다. 도롱뇽은 경기, 강원, 충청, 영남 등 우리나라 중남부에 폭넓게 확인되며, 제주도롱뇽은 호남과 제주도에 국한하여 분포한다. 과거에는 두 종을 아종 관계로 구분했지만 분포, 외부형태, 유전염기서열 등의 연구과정을 거쳐 지금은 도롱뇽(Hynobius leechii)과 제주도롱뇽(Hynobius quelpaertensis)으로 독립되었다. 두 종간의 차이는 육안으로 알아보지 못할 정도로 거의 비슷하며, 서식환경에 따라 개체 변이로 심한 편이다. 제주도롱뇽은 1928년 일본인 학자 모리(森爲三, Tamezo Mori)가 제주도에서 채집한 표본에 의해 한국특산종이라 기재한 데서 출발했다.

  제주도롱뇽은 11월에서 1월 사이에 겨울잠을 자는데, 날씨와 수온 조건에 따라 12월에도 산란하는 것이 확인되었다. 보통 곶자왈 습지, 계곡, 목장내 습지, 농경지 습지 등에서 볼 수 있다. 집중적으로 산란하는 시기는 2~3월이다. 산란 초기에는 한 두 쌍이 산란하지만 본격적으로 산란할 때는 수십 쌍이 엉켜 붙어 있다. 1월 초에 산란된 알은 간혹 꽃샘추위에 희생되기도 하지만, 3월에 산란한 개체는 수온이 높은 상태라 빠르게 발육하기 시작한다.

수십 개의 제주도로뇽 알 주머니가 소왕천 웅덩이에 있는 곰솔 나뭇가지에 붙어 있다.
수십 개의 제주도로뇽 알 주머니가 소왕천 웅덩이에 있는 곰솔 나뭇가지에 붙어 있다.

  제주도롱뇽은 보통 낮에는 물가 주변의 돌 아래와  쓰러진 고목에 있다가, 주로 밤에 먹이활동을 하거나 산란하는 경향이 있다. 체외 수정을 하는 동물이기 때문에, 암컷과 수컷의 협동 행동이 중요하다. 수컷이 먼저 나뭇가지를 잡고 흔들어 진동을 일으키면, 암컷이 수컷이 있는 나뭇가지에 알주머니를 낳는다. 수컷은 바로 알주머니를 끌어안고 정액을 방출한다. 이 과정에서 다른 수컷들이 나타나 경쟁하기도 하며, 집단을 이루기도 한다. 두 가닥의 도롱뇽 알주머니는 물 흐름에 쓸려가지 않도록 바위나 나뭇가지에 부착되어 있거나 바닥에 그대로 가라앉아 있다.

  산란 이후에 어미는 물 밖으로 나와 거미, 지렁이, 곤충 등의 먹이를 찾아 낙엽층을 뒤진다. 따라서 알의 부화 성공율은 어미의 보살핌보다는 수량과 수질에 따라 좌우된다. 오염물질이 습지로 유입되면 알이 부패하며, 폭우에 알이 쓸려가거나 가뭄으로 인해 알이 말라죽는 경우가 많다. 인가 주변의 하천이나 계곡 하류에서 도롱뇽을 볼 수 없는 것은 물의 오염원과 관련 있다. 이번에 확인된 제주도롱뇽 알의 부패도 소왕천의 수질 상태와 무관하지 않다.

  제주도의 곶자왈과 계곡 습지는 제주도롱뇽의 최적 산란지이다. 제주도롱뇽의 이동 범위가 좁고 수질과 수량이 양호한 곳이 제한적이어서, 산란지 내에 제주도롱뇽의 개체군 변화와 오염원을 감시하는 모니터링 프로그램이 중요하다. 간혹 서식지와 산란 장소를 오가며 도로에서 희생되는 경우도 있지만, 산란지 내의 수질 청정이 제주도롱뇽을 살리는 유일한 길이다.

<김완병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 학예연구사/이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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