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대림 JDC 이사장 "단지형 개발사업 멈추고 제주 환경가치 발굴"
문대림 JDC 이사장 "단지형 개발사업 멈추고 제주 환경가치 발굴"
  • 표성준 기자
  • 승인 2021.03.18 17: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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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취임 2주년 맞은 문대림 JDC 이사장
예래단지 소송 해결·국제학교 충원 성과
제2첨단 국가산단 지정 불구 늦장은 과오
물류·트램·환경인프라 등 추진 적극 검토
'땅장사' 비판엔 "상식 이하 지적" 응수
문대림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 이사장이 취임 2주년을 맞아 JDC의 역할을 재정립하기 위해 14개월에 걸쳐 수립한 미래전략수립 용역 결과를 공개했다.
문대림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 이사장이 취임 2주년을 맞아 JDC의 역할을 재정립하기 위해 14개월에 걸쳐 수립한 미래전략수립 용역 결과를 공개했다.

 


문대림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 이사장이 취임 2주년을 맞아 제주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그동안의 소회를 밝히고 업무 추진 성과를 소개했다. 문 이사장은 출범 20주년을 앞둔 JDC의 역할과 기능을 재정립하기 위해 14개월에 걸쳐 수립한 미래전략수립 용역 결과도 공개했다. 인터뷰하는 동안 '제가' 대신 '저희들이'라는 표현을 쓰면서 개인의 견해가 아니라 조직 차원에서 큰 변화를 모색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자신의 정치적 기반인 더불어민주당 소속 도의원들까지 인용하는 '제주다판다센터'라는 비판과 향후 정치적 행보에 대한 입장도 털어놓았다.

경제성장 동력 발굴 위해 출범
정부는 1990년대 후반 한국경제가 큰 위기를 맞자 대한민국의 새로운 경제성장 동력을 발굴하겠다며 국토교통부 산하 국가 공기업 JDC를 2002년 5월 설립했다. JDC를 통해 천혜의 자연환경과 함께 동북아의 중심에 위치한 제주도를 물류와 비즈니스 거점인 국제자유도시로 조성하겠다는 것이었다. 이후 약 20년 동안 JDC는 4개 핵심 산업(첨단·교육·의료·관광) 분야의 대규모 프로젝트에 총 7조2442억원을 투자해 국제자유도시 인프라를 확충하고, 지역 일자리 8810개를 창출해냈다고 홍보해왔다.

  문 이사장은 취임 후 가장 큰 성과로 예래휴양형주거단지 투자자인 말레이시아 버자야 그룹과의 3000억대 손해배상청구 소송과 분쟁을 종결한 사례를 제시했다. "외교문제로 비화되고 국제소송으로 확대될 뻔한 예래휴양형주거단지 투자자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종결시킨 것은 JDC가 도민적 관심사이자 국가적 현안 해결에 집중했음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이 과정에서 문 이사장은 정부 차원의 관심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개진해 정부가 직접 문제 해결에 나설 수 있었다는 뒷이야기도 소개했다.

  JDC가 운영하는 영어교육도시의 3개 국제학교 충원율이 역대 최대인 80.6%를 기록한 것도 성과로 꼽았다. 영어도시는 해외유학 수요를 흡수해 현재까지 누적 8200억원 이상의 외화절감 효과를 창출한 것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이 같은 현상은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된다. 문 이사장은 '졸업생들의 품질'이 우수하다는 점도 내세웠다. "세계 100대 대학에 60% 이상 진학하고. 세계 10대 대학에 106명이 입학 허가를 받는 성과를 냈다는 건 도민들이 얼마든지 자랑스러워해도 될 만한 일이지요." 문 이사장은 제주의 인재들이 지역에서 연구와 창업까지 할 수 있는 산업 생태계를 조성할 수 있도록 영어도시에 대학원 중심의 대학을 유치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대규모 개발사업 추진 과정에서 발생한 갈등과 환경파괴 논란 등으로 제주도민들 사이에선 JDC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지배적이다. 문 이사장 역시 성과와 함께 반성할 점이 있다는 것도 인정했다. 대표적인 게 제2첨단과학기술단지(제2첨단과기단지) 조성사업이다. "제주 산업구조의 다변화와 안정화를 얘기하면서도 2016년 국가산단으로 지정된 제2첨단과기단지 조성에 손을 놓은 건 JDC의 과오였습니다." 다행히 제2첨단과기단지는 지난해 토지를 100% 확보해 올해 영향평가 등을 거치면 첫 삽을 뜰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제 경쟁력 확보 방안 추진
문 이사장은 취임 후 JDC가 지난 20년간 수행한 사업들을 평가하고 JDC의 비전을 설정하면서 동시에 제주국제자유도시의 미래 방향성을 도출하기 위한 미래전략 수립 용역을 진행했다. 용역은 세계적 컨설팅 기관인 PWC(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와 삼일회계법인을 통해 14개월 동안 수행됐다. "JDC는 지금까지 단지형 개발 사업을 중심으로 7대 선도프로젝트 사업 등을 추진해왔지만 지난 20년간 많은 환경의 변화, 가치의 변화가 있었습니다. 이제 단지 개발 형태의 개발은 멈추고, 제주의 가치라고 할 수 있는 생태환경, 평화인권을 통해 세계적 경쟁력을 보여줄 수 있는 사업들을 추진하기 위해 고민하고 있습니다."

  용역은 제주도의 국제적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으로 JDC가 인프라 사업에 적극 투자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문 이사장은 크게 물류체계 선진화와 미래교통수단 도입, 환경 인프라 구축이라는 세 가지 인프라 사업으로 압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우선 물류는 국제 경쟁력 차원에서 접근해야 합니다. 더구나 제주도는 섬이라는 특수한 환경에 있어서 통상으로 먹고 살아야 하기 때문에 물류산업 육성에 적극 나서야 합니다." 용역은 신항만 건설과 배후부지에 스마트형 물류센터 조성 방안을 제시했다. 문 이사장은 상품의 이동을 위해선 이 같은 인프라가 필수라며 적극 검토 중이라고 했다.

  용역이 핵심사업으로 제안한 미래형 신교통수단인 수소전기트램도 주목할 만하다. 문 이사장은 최근 인구와 관광객이 급증해 도심 교통 혼잡과 지체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제주의 도시 경쟁력을 위해서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울 도심과 교통지체 상태가 비슷해지고, 교통지체 비용이 6000억원을 넘어선 제주의 현실을 고려하면 버스와 승용차를 뛰어넘는 교통수단이 필요하다는 지적에 적극 공감합니다. 미래의 교통수단은 환경의 문제이기도 하고, 교통지체 비용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대중교통체계 개편을 통해 1년에 1000억원 정도의 지방비가 투입되는 현실을 보면, 트램 운영비 100억원~200억원은 과한 게 아니지요."

  문 이사장은 국가 광역교통망 계획에 제주도를 포함시키면 수소전기트램을 추진할 수 있는 국비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연히 광역교통망 체계에 제주도를 편입시켜 국가의 철도망 계획에 따른 국비를 받아와야 합니다. 제주도는 그런 지원 체계도 없이 대중교통체계를 개편해 지방비만으로 감당해야 하는 상황을 맞아 사실 억울한 측면이 있어요. 일단 지역 국회의원들과 논의하면서 공감대를 모으는 중인데요, 앞으로 입법 과정에 정부를 설득해야 하는 과제가 있습니다." 문 이사장은 국토부 산하 공기업인 JDC가 중앙정부와 제주도의 가교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문 이사장은 환경 인프라도 제주의 급격한 변화에 따라 개선·보강·보완 작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2013년 이후 제주의 인구와 관광객이 급격히 증가했지만 수용성 환경 인프라는 17~18년 전 수준에 멈춰있습니다. 모든 걸 JDC가 나서서 해결할 순 없겠지만 제주도와 협의해 역할을 분담해서 가능한 부분, 예를 들면 축산폐수와 하수슬러지, 해양쓰레기 등을 처리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하겠다는 것이죠."

본사 원도심 이전 계획은 보류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각종 인터뷰는 물론이고 제주포럼 같은 국제 행사에서도 JDC를 겨냥해 땅장사를 한다고 비판해왔다. 심지어 더불어민주당 소속 도의원도 의정활동 중 JDC의 영문 이니셜의 앞글자에서 따온 '제주다판다센터'라는 비아냥을 서슴치 않고 있다. 정적과 우호세력으로부터 쏟아지는 이 같은 비난에 문 이사장은 시대 착오적 지적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제주도가 만들고 대통령이 승인한 7대 선도프로젝트를 추진하기 위한 기반이 JDC였을 뿐이라는 것이다.

  "JDC는 목적사업들을 추진하기 위해 투자자를 유치하고 개발해야 해서 토지 문제가 발생하게 된 것입니다. 이 문제를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직접 개입해 해결하기가 어려우니 JDC에 법적으로 토지 임대·비축·공급권이 주어진 것이죠. 관련법에 따라 토지를 매입해서 부지를 조성하고 공급한 것을 땅장사의 개념으로 봐선 안됩니다. 개인도 아니고 어떻게 의정과 행정이 그런 상식 이하의 발언을 하는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문 이사장은 JDC가 설립된 2000년대 초반의 전후 시기와 지금의 환경 변화에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90년대 후반 IMF 구제금융 사태 이후에는 내부 재원이 없었기 때문에 먹고 살기 위한 투자 유치와 개발이 시대적 미션이었습니다. 도정이든 의정이든 공통적으로 주어진 미션이 투자 유치를 하는 것이었어요. 이 과정에 해결하기 어려운 토지 문제가 발생하자 JDC에게 도맡으라고 했던 것이죠. 그런데도 지도자들이 공개적으로 JDC가 땅장사나 하고 있다는 발언을 하는 것은 기본적인 자질의 문제입니다."

  문 이사장은 도민들의 관심을 모았던 제1첨단과기단지 내 현 본사 건물의 원도심 이전은 재정 문제로 잠시 보류했다고 밝혔다. "지금 이곳(JDC 본사 건물)도 사실 관련 기업들에게 내줘야 하지만 1차 첨단과기단지를 조성해 산업용지가 제대로 분양되지 않을까봐 JDC가 선제적으로 들어온 사정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JDC가 과감하게 구도심으로 들어가 창업밸리를 형성해 도시형 스마트 시티를 추진하고 싶었어요. 하지만 코로나 쇼크 이후 지금의 재무 상태로는 추진하기 곤란해 잠시 보류한 상태입니다."

  8·9대 도의원을 지낸 문 이사장은 40대에 도의회 의장을 역임했으며, 문재인 정부 들어선 청와대 제도개선비서관에 발탁됐다. 이후 2018년 제주도지사선거에서는 원희룡 지사와의 맞대결에서 패배한 뒤 JDC 이사장에 임명됐다. 정치인의 굴레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문 이사장에게 향후 정치 행보에 대해서도 물었다. "꿈을 접지는 않았지만, 현직에 있으면서 정치를 도모하는 건 도민들, 정치를 위해서도 좋지 않습니다. JDC의 현안이 제주도의 현안이어서 이런 현안들을 뚝심있게 하나씩 풀어내고, 그 이후에 정치에 대한 생각을 해보겠습니다."

표성준기자 psj@jeju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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