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에서 재발견한 코로나시대의 봄철 양생법
고전에서 재발견한 코로나시대의 봄철 양생법
  • 제주경제신문
  • 승인 2021.03.23 18:2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미영의 건강칼럼]
최미영 조선한의원 원장
최미영 조선한의원 원장

유례없는 코로나19 상황으로 건강에 관한 관심이 뜨겁습니다. 환자와 대화를 하다 보면 자신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운동, 식생활 개선 등의 노력을 기울이는 사람들이 많이 늘었음을 느낍니다. 과연 건강하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요? 눈에 보이는 건강 검진 결과가 정상이면 건강한 것일까요?

   진료를 받으러 오시는 환자들 중 ‘잠을 자고 또 자도 피곤해요’, ‘검진 상 큰 문제는 없다는데 소화가 안돼요’, ‘진통제를 먹어도 두통이 해결되지 않아요’ 등의 고통을 호소하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이런 분들은 결코 건강하다고 말하기 어렵습니다. 그렇다고 큰 질병이 있는 것도 아닙니다. 이런 상태를 한의학에서는 미병(未病)이라고 합니다. 미병이란 질병은 아니지만 이상 증상으로 인해 일상생활의 불편함을 겪는 것으로 건강하지 않은 상태를 말합니다. 즉, 건강과 질병 사이의 상태입니다. 미병의 대표적인 이상 증상은 피로, 통증, 수면장애, 소화불량, 우울, 분노, 불안 등입니다. WHO(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전 세계 인구 가운데 아주 건강한 사람은 5%, 병을 앓고 있는 환자는 20%이고, 나머지 75%가 미병 상태라고 합니다. 각 나라 연구자들마다 미병에 대한 견해가 조금씩 다르지만 질병에 대한 치료 보다는 예방을 강조하고 있는 점은 공통적입니다. 따라서 미병 상태를 제대로 다스리지 않는다면 질병으로 발전할 수 있으므로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건강을 촉진하는 생활방식에 집중해야 합니다.

   한의학의 고전인 황제내경(黃帝內徑)에는 ‘불치이병 치미병(不治已病 治未病)’이라는 말이 나옵니다. 이는 ‘이미 발생한 병을 다스리지 말고 병이 나기 전에 치료하라’는 뜻입니다. 약간의 감기 증상이 있을 때 푹 쉬고 나면 다음 날 몸이 가뿐해지는 것을 느낀 적이 있을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미병 상태에서 질병으로 가는 것을 예방한 것입니다. 질병이 나타나기 전에 크고 작은 징후들을 간과하지 말고 적절하게 관리한다면 건강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요? 균형 잡힌 식사와 적절한 운동, 스트레스 관리 및 충분한 수면 등이 건강을 유지하고 질병을 예방하는 기본 조건이라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이와 더불어 한의학에서는 양생법(養生法)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양생(養生)은 생명을 보양한다는 의미로 병을 예방하고 건강을 도모하는 모든 활동을 의미합니다. 예로부터 한의학에서는 양생을 질병 치료보다 우선시 했습니다. 그래서 한의학을 양생의학(養生醫學)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황제내경(黃帝內徑) 사기조신대론편(四氣調身大論篇)에는 춘하추동(春夏秋冬)의 계절에 따른 각 계절별 양생법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 중 봄에 관한 내용에 따르면 봄 3개월은 발진(發陳)이라 하여 묵은 것이 물러나고 새로운 것이 발생하는 시기라고 하였습니다. 즉, 봄은 천지만물이 싹을 틔우고 피어나는 계절로 봄에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봄의 피어오르는 기운에 순응해야 합니다. 봄이 되면 겨우내 움츠러들었던 몸에 새로운 온기와 활력이 생겨 신진대사 기능이 활발해지고 에너지 요구량이 늘어납니다. 하지만 몸 상태가 에너지 요구량을 따라가지 못한다면 몸이 무겁고 나른해지며 입맛이 떨어지기도 하는 춘곤증이 오기 쉽습니다. 이러한 춘곤증은 겨울철의 잘못된 양생에서 기인합니다. 즉, 겨울의 잘못된 몸 관리가 봄까지 이어지고 마찬가지로 봄의 잘못된 몸 관리는 여름까지 이어집니다. 다가오는 무더운 여름철을 이겨내려면 봄철 몸 관리를 잘 해야 하겠습니다.

   황제내경(黃帝內徑) 사기조신대론편(四氣調身大論篇)에 기록된 봄에 맞는 구체적인 양생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봄철 석 달을 발진(發陳)이라 하는데 천지가 모두 생겨나고 만물이 자라난다. 이때는 밤에 늦게 잠자리에 들고 아침 일찍 일어난다. 천천히 뜰을 거닐고 머리를 풀고 몸을 편안하게 하여 마음을 생동하게 한다. 무엇이든 살려야지 죽여서는 안 되고, 주어야지 빼앗아서는 안 되고, 상을 주어야지 벌을 주어서는 안 된다. 이것이 봄기운에 호응하는 것이니 양생의 방법이다. 이것을 지키지 않으면 간(肝)이 상하고, 여름에 추운 병이 들어 자라나는 힘이 적어진다”

   소개된 양생법이 다소 어려운 내용일 수도 있겠지만 알고 보면 의외로 간단합니다. 겨울철은 밤이 길기 때문에 일찍 자고 늦게 일어나는 반면 봄에는 해가 길어지는 자연에 순응하여 아침 일찍 일어나 하루를 시작하라는 것입니다. 또한, 산책을 하며 봄 햇살을 받는 것이 좋은데, 바쁜 직장인이라면 점심 식사 후 30분 정도 산책을 하는 것도 좋습니다. 이어지는 내용은 마음의 여유를 가지라는 것입니다. 이것도 어렵지 않습니다. 오늘은 주변 사람들에게 웃음을 안겨줄 수 있는 칭찬의 말을 해보는 건 어떨까요? 더불어 냉이, 달래, 쑥 등의 봄나물로 비타민과 미네랄을 보충하고 가벼운 운동으로 몸에 활력을 불어넣는다면 더욱 활기찬 봄을 보낼 수 있을 것입니다.

   현대에 와서 양생법이 의미가 없어진 것처럼 보일 수도 있겠지만, 코로나19 상황에서 면역력을 기르기 위해 안 하던 운동을 하고, 식생활 개선을 하며 건강 보조 식품을 찾는 것도 일종의 양생법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가장 기본이 되는 양생법은 ‘자연의 순리’에 따라 잠자고, 먹고, 일하고, 운동하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사람은 자연의 영향을 직간접적으로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자연의 리듬을 거스르지 않는 것이 질병을 멀리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봄철 양생법(養生法)으로 건강한 봄 맞이 하시기 바랍니다.

조선한의원 원장

※ 본 기사는 제주경제 매거진 33호(2021년 3월 15일자)에 기재된 글입니다.

제주경제매거진 독자가 되어주세요

구독신청
월 만원의 후원을 통해 제주경제 매거진의
독자·후원 회원이 되어주세요.
매거진을 우편을 통해 회원님께 보내 드립니다.

전화 : 064-746-1818 / 팩스 : 064-746-1819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매거진을 볼 수 있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삭제기준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정존3길 26, 상가 2층 (노형동,동마헤레스)
  • 대표전화 : 064-746-1818
  • 팩스 : 064-746-1819
  • 청소년보호책임자 : 고석홍
  • 법인명 : 주식회사 제주경제
  • 제호 : 제주경제신문
  • 등록번호 : 제주 다 01113
  • 등록일 : 2018-07-25
  • 발행일 : 2018-10-1
  • 발행인 : ㈜제주경제 강창수
  • 편집인 : 표성준
  • 제주경제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1 제주경제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jejueconomy@daum.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