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반의 성공 그친 제주4·3특별 전부 개정
절반의 성공 그친 제주4·3특별 전부 개정
  • 최병근 기자
  • 승인 2021.04.06 16:4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일괄 재심 군사재판 한해, 일반재판 희생자 ‘개별’ 특별재심

희생자 유족회‧도민연대, “희생자 명예회복 위해 추가 소송”

양동윤 도민연대 대표, “일반재판도 재심 통해 진실 밝혀야”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가 3월 16일 제201호 법정에서 제주4·3희생자 및 유족들이 청구한 재심 재판 선고를 열고 무죄를 선고하고 있다. 

제주4‧3특별법 개정안이 2월 26일 국회에 이어 3월 16일 국무회의에서도 통과돼 군사재판을 통해 형을 받은 수형인 2530명의 명예회복 길이 열렸다. 이로써 수형인의 명예회복 및 희생자 피해보상을 위한 단초와 잘못 기록된 과거사를 바로잡는 계기가 마련됐다.

  제주4‧3특별법은 여야 합의로 통과됐다. 개정안은 오영훈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이명수 국민의힘 의원이 각각 발의한 법률안을 통합‧조정해 마련했다.

  우선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함에 따라 특별재심을 통해 수형인의 명예회복이 가능해졌다. 제주4·3 당시 군사재판을 통해 형(刑)을 받은 2530명의 수형인에 대해 특별재심 조항을 신설해 명예회복이 가능하게 했다. 이를 위해 제주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 회복 위원회가 일괄해 유죄판결의 직권재심 청구를 법무부 장관에게 권고하면 법무부 장관은 필요한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했다.

국가 차원의 피해보상 근거 명시

개정안은 희생자에 대한 국가 차원의 피해보상을 할 수 있는 근거를 명시했다. 개정안 제16조에 ‘국가는 희생자로 결정된 사람에 대해 위자료 등의 특별한 지원을 강구하며, 필요한 기준을 마련한다’고 명문화했다. 행정안전부는 희생자 피해보상 기준 마련을 위한 연구 용역을 실시하고, 용역 결과가 나오면 그에 따른 추가적 입법도 추진할 계획이다.

  연구용역은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산하 출연연구기관인 한국법제연구원(주관)과 한국형사정책연구원(협조)의 협동연구과제로 진행되고 있다.

  아울러 추가 진상조사의 객관성과 공신력 확보를 위한 조치를 보완했다. ‘제주4·3사건진상규명및희생자명예회복위원회’ 위원으로 국회에서 4명(여2, 야2)을 추천하게 했고, 추가 진상조사 개시와 조사결과에 대한 심의를 수행할 별도의 분과위원회를 두도록 했다. 아울러 추가 진상조사 결과를 국회에 보고토록 했다.

  이렇게 되면 4·3평화재단이 수행하고 있는 추가 진상조사에 관한 사항을 위원회가 객관적이고 깊이 있게 검토하고, 투명하게 공개함으로써 조사 결과의 공신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끝으로 공동체 회복 지원을 위한 국가의 의무를 명문화 했다. 개정안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희생자 및 유족의 신체적·정신적 피해 치유와 공동체 회복을 위해 노력하도록 규정했으며, 트라우마 치유사업을 실시할 수 있도록 근거를 두고 있다. 통과된 개정안은 공포 후 3개월이 경과 한 오는 6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은 “제주의 아픔을 제대로 치유하는 것이 과거의 해묵은 반목과 갈등을 넘어 새로운 대한민국으로 나아가는 것을 의미한다고 생각한다”며 “이번 4·3특별법 개정안에 담긴 수형인 특별재심과 위자료 등 희생자 피해보상 기준 마련이 차질없이 이루어지도록 후속조치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개정된 특별법은 군사재판을 통해 형을 받은 수형인에 대해서만 일괄 직권재심을 하도록 돼 있어 일반재판 희생자의 명예를 회복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양동윤 제주4‧3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을위한도민연대 공동대표는 “4‧3특별법 개정안은 우리가 요구했던 내용 가운데 절반 정도 관철한 셈이다. 사실 우리 입장에서 보면 위자료 하나 관철했다”며 “4‧3특별법을 개정할 때 핵심은 배‧보상, 군사재판 무효화, 진상규명 이렇게 세 가지다. 배‧보상은 위자료로, 군사재판 무효화는 일괄 특별 재심으로 정리됐는데 일반재판 희생자는 개별 특별 재심으로 정리돼 명예회복에 상당한 노력과 시간이 걸리게 됐다”고 말했다.

법원, 형사보상 53억4000만원 지급 판결

한편 제주도에 따르면 현재 진행 중이거나 마무리된 재심은 크게 생존 수형인과 행방불명인 재판으로 나뉜다.

  우선 생존 수형인 양근방씨 등 총 18명(군사재판)이 2017년 4월 19일 제주지방법원에 재심을 청구했고 2019년 1월 17일 공소기각 판결을 받았다. 또 생존 수형인 8명(송순희(95), 김묘생(92), 변연옥(91), 김영숙(90), 김정추(89) 할머니, 김두황(92), 장병식(90), 故 송석진(93))이 2019년 6월 재심을 청구했고 2020년 12월 7일과 21일 각각 공소기각 판결을 받았다. 8명 가운데 7명은 군사재판, 1명은 일반재판 피해자였다.

  이와 함께 일반재판으로 억울하게 형을 받은 생존자 2명(이재훈, 고태삼)은 2020년 2월 18일 재심을 청구했고 지난 3월 16일 무죄판결을 받았다.

  또 다른 재심은 제주4.3행방불명인유족협의회(행불인유족회)가 제기한 재판(군사재판 희생자) 2건이 있다. 행불인유족회는 2019년 6월 3일 재심을 청구(10명, 고(故) 이학수, 서용호, 문희직, 양두창, 김경행, 오형율, 진창효, 전종식, 이기하, 김원갑 등 유족)했고 올해 1월 21일 무죄 판결을 받았다. 또한 2020년 2월 18일 재심을 청구해 지난 3월 16일 무죄(법원 기준 335명)를 선고 받았다. 이 외에도 개인이 제기한 재심이 2건 있다.

  국가의 잘못을 인정하고 형사보상금을 지급하라는 판결한 사례도 있다. 제주지방법원은 2019년 8월 21일 같은 해 1월 17일 공소기각 판결을 받은 수형인 18명에게 모두 53억4000만원의 형사보상금 지급을 결정했다. 이 판결로 수형인들은 구금일수에 따라 1인당 8000만원에서 14억7000만원을 받았다.

  제주4‧3단체들은 앞으로 꾸준하게 재심을 청구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4‧3도민연대는 당장 4월 추가로 20명의 재심을 청구할 계획이다. 양동윤 대표는 “일반재판도 재심을 통해 진실을 밝혀내야 4‧3 진상규명이 제대로 된다. 그래서 앞으로 군사재판 뿐만 아니라 일반재판 희생자도 재심을 청구해 나갈 계획”이라며 “이 일환으로 일반재판 사망자와 생존자 20명의 기록을 국가기록원으로부터 확보해 4월 제주지방법원에 재심청구서를 제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제주4‧3희생자유족회 관계자는 “앞으로 군사재판과 일반재판 희생자의 명예회복을 위해 추가 소송을 준비하고 적극 대응해 단 한 명의 희생자도 소외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병근 기자/cbk@jejueconomy.com

제주경제매거진 독자가 되어주세요

구독신청
월 만원의 후원을 통해 제주경제 매거진의
독자·후원 회원이 되어주세요.
매거진을 우편을 통해 회원님께 보내 드립니다.

전화 : 064-746-1818 / 팩스 : 064-746-1819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매거진을 볼 수 있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삭제기준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정존3길 26, 상가 2층 (노형동,동마헤레스)
  • 대표전화 : 064-746-1818
  • 팩스 : 064-746-1819
  • 청소년보호책임자 : 고석홍
  • 법인명 : 주식회사 제주경제
  • 제호 : 제주경제신문
  • 등록번호 : 제주 다 01113
  • 등록일 : 2018-07-25
  • 발행일 : 2018-10-1
  • 발행인 : ㈜제주경제 강창수
  • 편집인 : 표성준
  • 제주경제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1 제주경제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jejueconomy@daum.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