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루한 '축사' 대신 '詩' 읽는 김태석 도의장
지루한 '축사' 대신 '詩' 읽는 김태석 도의장
  • 박민호 기자
  • 승인 2018.12.26 15: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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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편일률적 지루함 탈피 도민 교감 눈길
김태석 도의장.
김태석 도의장.

 

제11대 제주도의회 전반기 도의장에 취임한 김태석 의장은 올 한 해 각종 행사에서 지루한 축사 대신 한편의 시(詩)를 읽어내리는 방식으로 도민들과 소통에 나서 관심을 모았다.

지난달 6일 약천사 불교올레길 개장식에선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있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되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봄 길이 되어 끝없이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며 정호승 시인의 ‘봄길’을 낭송했고, 4‧3 유족회 행사장에선 “보고 싶어도 꾹 참기로 했다. 저 얼음장 위에 던져 놓은 돌이 강 밑바닥에 닿을 때까지”라는 안도현 시인의 ‘봄이 올 때 까지’를 낭송하며 축사를 대신했다.

지난 11월 1일 <제주경제신문> 창간 기념식에 참석한 김 의장은 로버트 프로스트가 쓴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이란 시를 인용하며 “새로운 언론사, 힘들 것이다. 제주경제신문은 더 힘들 것이다. 경제라는 콘텐츠도 찾기 힘들 것이다. 그럼에도 이 길을 갔다. 낯선 길이다. 그러나 누구는 이 길을 가야 한다”며 “그 길을 새롭게 만들어야 한다. ‘원래 땅 위에는 길은 없었다. 사람이 땅 위를 걸어가면서 길을 만들었다’는 말이 있다. 제주경제신문이 가는 길도 힘들 것이다. 그러나 누군가는 가야 할 길이기 때문에 가야한다”고 말했다.

또 2018 관광인의 밤 행사에선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이름을 알고 나면 이웃이 되고, 색깔을 알고 나면 친구가 되고, 모양까지 알고 나면 연인이 된다”며 나태주 시인의 ‘풀꽃’을 인용하기도 했다.

김 의장의 이 같은 ‘시’ 사랑은 지루함과 식상함을 떨쳐내기 위한 자기만의 노력이 담겨 있다.

김 의장은 “각종 행사에서 써준 글을 대식 읽는 천편일률적이고, 틀에 박힌 축사에 참석자들이 주의 깊게 듣지 않고 식상해 하는 것을 느꼈다”며 “현장 분위기에 맞는 시를 찾아 낭송하고, 멘트를 붙였더니 큰 반향이 있어 이후 계속 한 길을 걷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평소 시에 관심이 많았다. 행사장 분위기에 맞게 시를 외워 낭독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도민과 소통하고, 행사장 현장에서 참석자들과 교감을 할 수 있는 방법을 지속적으로 찾아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그러면서 “살아 평생 당신께 옷 한 벌 못 해주고 당신 죽어 처음으로 베옷 한 벌 해 입혔네”라는 도종환 시인(문화체육관광부장관)의 ‘옥수수 밭 옆에 당신을 품고’의 도민의 삶이 버거움과 상생을 은유적 여운으로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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