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공항 도민들에게 물어봐야
제2공항 도민들에게 물어봐야
  • 최병근 기자
  • 승인 2019.01.28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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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수첩 ] 영국의 브렉시트와 제주 제2공항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뜻하는 브렉시트(Brexit)가 연일 뉴스를 달구고 있다.

브렉시트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영국의 EU 재정분담금이 늘어났지만 EU의 과도한 규제로 영국 경제성장이 더뎌지자, 영국 내에서 EU 회의론이 퍼졌다. 이러한 여론에 따라 지난 2016년 6월 23일 브렉시트(Brexit) 국민투표가 치러졌고, 126만여 표 차이로 EU 탈퇴가 가결됐다.

2018년 11월 25일, 영국 EU 탈퇴 방식과 조건을 담은 브렉시트 합의안이 공식 서명됐으나, 지난 2019년 1월 15일 영국 하원에서 230표차로 부결되면서 일대 혼란이 일고 있다.

첫 번째와 두 번째 투표 결과가 명확히 갈린 이 상황을 두고 전문가들은 2016년과 2019년 영국의 상황과 시민들의 인식이 변했다고 강조한다. 당시에는 영국이 유럽을 탈퇴하면 더 많은 경제 호황을 누릴 줄 알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사람들 생각은 그렇지 못할 것이라고 바뀌었고, 결국 영국 국민들은 유럽연합에 남아 있길 원한 것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브렉시트 찬성쪽은 EU 예산 기여 부담이 없어지면 영국 재정적자와 경상수지 적자가 20% 감소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EU 분담금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돈으로 영국 내 모든 학교의 예산 충당이 가능하고, 난민들과 이주민들이 일자리를 빼앗아가고 복지 부담을 가중킨다고 강조했다. EU의 주 35시간 노동권고도 탐탁지 않은 규제로 꼽았다.

반면 EU에 남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쪽은 유럽연합에서 탈퇴하는 건 특히 영국의 경제와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된다고 주장했다. 특히 경제계에서는 잔류를 강하게 주장했다. 이들은 EU는 영국 수출의 50%를 차지하고 있는 매우 중요한 시장이라는 점을 내세웠다. 또 EU가 전 세계 50여 개국과 맺고 있는 자유무역협정(FTA)의 혜택을 잃고 개별 국가들과 다시 FTA를 맺는데 엄청난 비용이 든다는 점도 잔류 이유로 꼽았다. 이와 함께 유럽연합을 탈퇴하면 최근 테러 위협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영국 안보가 심각한 위협을 받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제주는 제2공항 건설 여부를 놓고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지금까지 제주경제는 특별한 제조업이 없어 관광산업과 농업이 경제를 이끌어왔다. 이후 자연환경을 훼손하는 토건, 개발방식이 지역 경제를 급속도로 성장시키자 도민들은 환호했다. 제주경제는 호황을 맞았고, 도민들은 끝나지 않을 것 같던 잔치를 즐겼다. 대규모 토건 개발인 제2공항이 부동산 값 상승을 가져올 것이고, 제주경제에 제2의 호황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도민들은 믿고 있는 듯 하다.

그런데 ‘이 같은 대규모 개발방식이 지속가능한가?’, ‘청정 제주 이미지에 도움이 될까?’라는 의문과 회의감이 확산됐다. 이를 반영하듯 제2공항 필요성도 점점 떨어지고 있다. 당초 제2공항 필요성을 묻는 첫 여론조사와 최근 여론조사 결과가 이를 방증한다.

지난해 2017년 10월 제주도가 공개한 제2공항 건설 찬반 여론을 묻는 조사결과를 보면 찬성이 63.7% 반대 24.0%로 나왔다. ‘잘 모른다’는 답변은 12.3%였다. 예정지인 성산 지역 주민들은 찬성 57.6%, 반대 29.5%로 결과가 나왔다.

찬성 이유를 두고는 ‘공항이용 편의 증진’이 37.8%로 가장 많았고 ‘지역간 균형 발전’ 25.6%, ‘항공 좌석난 해소’ 21.1%, ‘국내외 관광객 유치’ 13.6% 등 순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1년 사이 여론조사 결과는 사뭇 달랐다. 제주대학교 공동자원과 지속가능사회 연구센터, 그리고 제주 제2공항반대범도민행동이 지난 2018년 4월 공개한 ‘제2공항 도민 여론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제2공항 추진 42.7%, 기존 공항 확충 34.5%, 불필요 16.2%, 모름 6.6%로 나타났다. 이 여론조사는 제주도민 만19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제주 KBS가 올해 1월 1일 보도한 제2공항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제2공항 건설 계획을 원점 재검토해야 한다는 응답자가 32%로 가장 많았다. 국토부와 제주도가 투명하게 검증해야 한다는 응답이 29%, 의혹 제기에도 제2공항 사업은 계획대로 추진해야 한다는 24.5%로 뒤를 이었다. 이 같이 제2공항 필요성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데도 제주도정은 “제2공항은 국토교통부가 추진하는 사업”이라며 발을 빼고 있다.

제2공항을 밀어 붙이는 쪽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관광객과 물류 문제, 미래세대를 위해서라도 공항을 한 개 더 지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제2공항을 반대하는 쪽은 지속가능한 제주와 청정 환경을 내세운다. 관광객과 현재 제주공항 이용객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자료를 근거로 제시한다. 제주공항 이용객은 2012년 1844만3047명에서 2013년 2005만5238명으로 처음 2000만명을 돌파했다. 매해 200~300만명씩 증가해 지난 2016년 2970만7364명으로 정점을 찍었다가 2년 연속 주춤하는 모양새를 띠고 있다. 지난해 제주공항 이용객은 2945만5305명으로 집계됐다. 전년도 2960만4363명이 제주공항을 이용했던 데 비하면 15만명 가까이 줄어들었다.
제2공항을 찬성하는 쪽은 여전히 ‘양적성장’을 지향하는 듯하다. 반면 제2공항을 반대하는 쪽은 ‘질적 성장’을 내세운다. 제주가 포용할 수 있는 관광객과 각종 인프라가 한계에 다달았고, 청정 제주를 후세대와 세계를 위한 보물로 남겨둬야 한다고 강조한다.

도민들 생각이 바뀌고 있다. 그 이유는 여러 가지로 분석해 볼 수 있다. 도민들은 그 동안 제주환경이 신음하는 것을 목도했다. 늘어나는 관광객으로 인한 고통은 오롯이 남겨진 자들의 몫으로 남아 있다. 바다로 그대로 흘러 들어가는 오폐수와 마구잡이로 훼손되는 자연환경, 관광객이 버리고 간 쓰레기로 이미 쓰레기 매립장은 포화상태를 넘었고, 늘어나는 차량으로 도로는 교통지옥으로 변했다.

제2공항은 어떻게 결론이 나던 제주도민 삶에 큰 영향을 끼친다. 이 영향은 단순히 우리 세대에 끝나는 것이 아닌 다음 세대에까지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그런데 제2공항 건설추진과정에 이상하게 제주도민만 쏙 빠진 꼴이다. 그렇기 때문에 신중해야 하고, 도민 총론을 모아서 결정해야 한다.

제2공항 결정과정에 주민의견은 얼마나 반영됐나. 차라리 현재 논의 중인 제2공항과 관련된 모든 논의와 행정절차를 중단하고, 주민투표를 통해 결정하는 게 어떨까.

제주도정이 이를 공개적으로 선언하자. 제2공항 주민투표 시기는 2020년 국회의원 선거에서 결정하면 될 일이다. 제주도민들은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말한 ‘자기결정권’이 이뤄지길 희망한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주저할 시간이 없다. 잠룡(潛龍)이라고 불리며 큰 꿈을 꾸는 ‘정치인 원희룡’이라면 이 정도 결단은 내려야하지 않겠는가.

영국도 국민의 미래를 결정할 브렉시트를 국민투표로 결정했다. 제주의 미래를 좌우할 제2공항도 최소한 주민들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물어봐야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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