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가정의 달에도 ‘한숨만 쉬는 편부모 가족’
5월 가정의 달에도 ‘한숨만 쉬는 편부모 가족’
  • 김진규 기자
  • 승인 2019.05.01 10: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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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인상에 급여 늘었지만 정부지원 끊겨 소득 줄어

홀로 돌봄·가사노동 병행 저임금 불안정 일자리 ‘이중고’

정부 지원 기준 현실과 멀어…한부모가정 자립 입지 허탈

제주에서 12세와 9세 두 아이의 양육을 책임지고 있는 싱글맘 A씨는 5월 가정의 달이 다가오면 한숨부터 나온다.

여느 집과 마찬가지로 자식들에게 남부럽지 않은 ‘어린이날’ 을 챙겨주고 싶지만, 맞벌이 부부에 비해 수입이 크게 떨어지는 데다, 정부의 지원까지 끊겨 경제적으로 이중고를 겪는데 따른 고심이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급여는 올랐지만, 그동안 정부로부터 지원받았던 아동양육비(지난해 매달 13만원, 올해는 매달 20만원)가 중단돼 실질적인 소득은 오히려 줄었다.

혼자 벌어 생계를 꾸려야 하는 A씨는 정부 정책으로 경제적 빈곤상태에 놓이게 된 것이다. 홀로 돌봄 노동과 가사노동을 병행해야 하는 A씨는 저임금과 불안정한 일자리를 선택할 수 밖에 없다.

2018년 12월 여성가족부가 발표한 한부모가족 실태조사에 따르면 취업한 한부모들의 평균 근로·사업소득은 202만원 수준이다.

지난해 법적 최저임금은 시급 7530원 반영한 157만3770원, 올해는 전년도 대비 10.9% 인상된 174만5150원이다. 정부 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법적 최저임금에도 한참 못미치는 151만1395원(2인 가구 기준) 이하 소득이 인정돼야만 한다.

A씨와 같이 3인 가구는 195만5217원, 4인은 239만9039원, 5인은 284만2861원, 6인은 328만6683원 이하 소득으로, 2019년 기준 중위소득 52%에 해당돼야 한다. 정부가 최저임금을 올리면서 중위소득 등 기초생활보장 지원기준을 미리 점검하지 않은 탓이다.

2018년 12월 말 기준 제주도내 한부모 가정은 3047세대 7675명 중 기초생활 정부 지원대상은 2103세대 4352명이다.

정부는 지원 대상자에서 몇명이나 탈락했는지 전수조사를 통해 대책을 논의하겠다고 밝혔지만, 2019년 보건복지부에서도 중위소득 기준을 전년도와 동일하게 선정하면서 A씨는 올해도 도움을 받지 못하고 있다.

A씨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한부모 복지혜택에서 제외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싱글맘은 일반 맞벌이 부부보다 수익이 훨씬 적다. 최저임금이 오르면 한부모 소득기준도 올라야 하지 않느냐”고 항변했다.

이어 “집값도 오르고 물가도 오르는 판국에 저 같은 서민은 누구에게 의존해야 하느냐. 그냥 파트타임으로 아르바이트 하는 게 더 낫다”고 토로했다.

실제 최저 임금 인상으로 정부에서 받던 혜택이 끊길 처지에 놓이자 근무시간을 줄이는 경우도 있다.

마트에서 근무하는 B씨는 “정부지원금을 포기하고 오른 임금을 받은 것이 오히려 손해다. 본인뿐만 아니라 파트타임을 원하는 한부모 가정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한부모가족을 대상으로 한 복지급여의 소득인정액 기준이 지나치게 협소해 지원이 필요한 가정에 제대로 혜택을 받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2인 가구 소득인정액(151만1395원)은 올해 최저임금인 월174만 5150원에도 미치지 못한다.

최저임금보다 많이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인데도, 정부 지원 기준이 현실에 맞지 않아 한부모 가정이 자립할 수 있는 입지를 좁히고 있다는 것이다.

5월 10일은 ‘한부모 가족의 날’이다. 한부모가족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차별을 예방하고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제정됐지만 정작 당사자들은 별로 반가운 기색이 없다.

혼자서도 고통 없이 아이를 키우기를 바라고 있지만 엇갈린 정책 때문에 이중고를 겪고 있는데 날만 지정하면 뭐하느냐는 시큰둥한 반응이다. 서민들을 위한 정책이 오히려 서민들을 더 힘들게 만들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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