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상식 제대로 압시다 - 점유시효취득
법률상식 제대로 압시다 - 점유시효취득
  • 손지현 변호사
  • 승인 2019.07.08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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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지현 변호사 칼럼]
법률사무소이도 손지현 변호사
법률사무소이도 손지현 변호사

남의 땅을 내 땅이라고 우기기. 얼핏 듣기에도 어린 아이 떼쓰는 마냥 말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지만, 가능한 경우가 없지 않다. 그것도 법적으로.

‘점유시효취득’이라는 법률용어는 아직 많은 이들에게 낯설게 느껴질지 몰라도 ‘내가 남의 땅을 20년 동안 점유하면 내 땅이 될 수 있다더라’는 소위 ‘카더라’ 정보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이미 적지 않은 듯하다.

민법 제245조는 20년간 소유의 의사로 평온, 공연하게 부동산을 점유하는 자는 등기함으로써 그 소유권을 취득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카더라 정보와 같이 남의 땅을 20년 동안 점유하면 내 땅이 될 수도 있겠으나, 종국적으로 그러한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20년의 시효기간 이외에 점유시효취득이 인정되기 위한 다른 요건들도 충족이 되어야 한다.

육지에 사는 토지 소유자가 오래전에 제주에 땅을 사두고 다만 몇 차례도 들여다보지 못하는 등 제대로 관리를 하지 못하다가 은퇴, 귀농 등 모종의 이유와 계획으로 땅에 내려와 보니 토지 소유자도 모르는 농사가 한창 진행 중인 경우를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자초지종을 따져 묻는 토지 소유자에게 도리어 무단으로 농사를 진행하고 있는 토지 점유자가 20년이 넘는 점유 기간을 들먹이며 점유시효취득을 주장한다면 토지 소유자는 대체 어떻게 대응을 해야 할까.

점유시효취득의 인정 요건들 중 먼저 중점적으로 살펴볼 내용은 ‘자주점유’에 관한 것이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민법 제245조는 ‘소유의 의사로…부동산을 점유하는 자’를 규정하고 있는데, 여기서 ‘소유의 의사’란 부동산에 대해서 소유자가 할 수 있는 것과 같은 배타적 지배를 사실상 행사하려고 하는 의사를 말하고, 그러한 소유의 의사를 가지고 하는 점유를 ‘자주점유’라고 한다.

자주점유인지 여부는 점유취득의 원인이 된 ‘권원의 성질’이나 점유와 관계되는 모든 사정에 의해 객관적으로 판단하게 된다. 통상 증여나 매매 등 소유권 취득의 원인이 되는 계약은 자주점유의 권원이 된다.

그렇다면 자주점유의 권원이 되는 증여계약이나 매매계약이 무효인 경우에는 그 무효인 계약에 의한 토지 점유가 자주점유로 인정될 수 있을까. 만약 매수인이 토지에 대한 점유를 개시한 시점에 매매계약이 무효인 사실을 몰랐다면 자주점유로 인정될 수 있고, 후일에 그 매매계약이 무효로 되더라도 자주점유의 성질은 변하지 않는다. 이는 자주점유의 판단시점이 ‘점유를 개시한 시점’이기 때문이다.

다시 사안으로 돌아가 보면 토지 점유자는 점유 개시 당시에 소유권 취득의 원인이 될 수 있는 법률행위 기타 법률요건이 없이 그와 같은 법률요건이 없다는 사실을 잘 알면서 토지 소유자 소유의 토지를 무단 점유한 것으로 보이므로 아무리 토지 점유자가 해당 토지를 20년 이상 점유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소유의 의사로써 점유한 것이라고 볼 수 없어 결국 토지 점유자의 점유시효취득 주장은 받아들여질 수 없을 것이다. 한 마디로 남의 땅인 줄 잘 알면서 남의 땅을 내 땅이라고 우기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최근 제주도의 땅값이 치솟으면서 켜켜이 묵혀두었던 토지 관련 갈등들도 본격적으로 분쟁화 되어가고 있는 만큼 관련 법리에 따른 정치한 주장 및 항변이 이루어질 때 자신의 권리도 온전히 지켜질 수 있다는 사실,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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