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택’ 없고 ‘의무’만 ... 공영버스 운전원의 눈물
‘혜택’ 없고 ‘의무’만 ... 공영버스 운전원의 눈물
  • 김진규 기자
  • 승인 2019.10.09 18:30
  • 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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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임금·고용불안에 근로의욕 상실... 대책마련 절실
제주 공영버스 차고지. 차고지 건물에 “‘시민의 발’ 공영버스의 안전운행을 위해 우리가 책임지고 정비하겠다”는 글이 쓰여있다. 저임금과 고용불안 등으로 근로의욕을 상실한 비정규직 공영버스 운전원의 처지와 대조된다.

2017년 8월26일 ‘더 편리하고, 더 빠르고, 더 저렴한 대중교통’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목표로 제주의 대중교통체제가 30년만에 개편돼 시행됐다. 이에 제주시는 같은해 7월 공영버스를 종전보다 23대 증차하고 운전원도 43명을 추가로 채용하면서 안전과 친절 교육을 마쳤다. 시는 “대중교통 활성화에 공영버스가 앞장서겠다”며 대대적으로 홍보하기도 했다.

제주도는 대중교통을 활성화시켜 교통문화와 환경문제를 해결하고자 2003년부터 공영버스제도를 도입했다. 공영버스 도입을 통해 민간업자들이 기피했던 비수익노선을 도정이 직접 운영해 도민들이 대중교통 편리를 도모하고 교통서비스의 질적 개선을 꾀한다는 목적이다.

그러나 도민의 안전을 담보로 운행돼야 할 공영버스가 비정규직 노동자 중심으로 불안정하게 운행되고 있다. 버스 운전원들이 저임금과 고용불안 등으로 근로의욕을 상실한 상태에서 운전하기 때문에 친절과 안전을 담보할 수 없는 형국이다. 

제주도내 공영버스 운전기사는 9월 기준 263명이다. 이중 비정규직 공무원 신분인 시간선택 임기제 버스운전기사는 137명, 만 55세 이상 65세 이하인 기간제 운전원은 61명이다. 

무기계약직인 공무직 65명을 제외하면 비정규직이 75% 이상을 차지한다.

이들 중 임기제 공영버스 운전기사의 연봉은 2800만원, 월 급여로는 250만원인데 세금 등을 제외한 실수령액은 210만원 남짓이다.

같은 비정규직 신분임에도 기간제 운전기사는 월 298만원(세금 등 제외 270만원)의 봉급을 받고 있다. 임기제 운전원과 근무형태와 근무일수가 동일함에도 50만원 이상 임금 차이가 존재한다. 

공무직은 공무원 신분이 보장되고, 공무직노동조합과 제주도의 임금을 비롯한 단체협상을 토대로 임금과 복지수준이 결정된다. 복지카드는 물론 병가도 6일은 유급이고, 연월차도 초임인 경우 1년 15일이 적용된다.

반면 시간선택제 임기제 공무원의 경우 근무시간은 일7시간 주35시간으로 채용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일8시간 이상을 운행함에도 초과근무수당조차 받지 못하고 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은 물론 비정규직 내에서도 눈에 보이진 않지만 구분하는 선이 존재한다는 방증이다.  

공영버스 운전자 간 임금격차가 있는데 눈을 돌려 준공영제 버스 운전기사의 임금을 보면 그 격차는 비교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벌어진다.    

제주도는 대중교통체제 개편과 맞물려 준공영제 버스회사에 연 1000억원 이상의 혈세를 투입하고 있다. 준공영버스 운전기사는 초임 기준 4300만원의 연봉을 받는다. 

공영버스임기제 운전원은 월14일 근무하는 준공영버스 운전원에 비해 월11.5일로 근무일수가 적은 점을 감안하더라도, 연간 1500만원이나 임금을 적게 받는 현실에 한숨밖에 나오지 않는다.  

더욱이 준공영버스 운전자는 지난 3월 서민과 교통약자를 볼모로 한 파업을 통해 총액 임금에서 2.77%의 인상을 이끌어 냈다. 공영버스 운전원들이 상대적으로 박탈감이 클 수밖에 없다.

임기제 운전원들은 저임금과 고용불안에 시달리면서도 공무원 신분이라는 이유로 단체 행동을 할 수 없다. 

비정규직 공영버스 운전원은 지난 4월9일 노동조합 설립을 추진해 우여곡절 끝에 노조를 결성했지만 ‘일반노조’가 아닌 ‘공무원노조’다. 

행정안전부에 한달간 유권해석을 받은 결과 일반노조로는 설립이 불가능하다는 회신을 받은데 따른 것이다. 이들 노조가 교섭권이 없다는 이유로 ‘고용안정’과 ‘비정규직 철폐’ 요구에 따른 실무협의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오동석 제주도공영버스 비정규직공무원 노조위원장은 “공무원 신분에따른 혜택은 전혀 없고 의무만 주어진다. 본인을 포함한 임기제 운전원 대부분이 한 집안의 가장이며 학부모다. 월 급여 210만원으로 가정을 부양하기란 현실적으로 어렵다. 아이들 학원비라도 벌어보려고 쉬는 날에 아르바이트라도 하고 싶지만 공무원 신분이어서 할 수 없다. 징계를 받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오동석 제주도공영버스 비정규직공무원 노조위원장이 <제주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어 “이번 추석에도 공무직에게는 60%의 상여금이 주어졌지만 임기제는 공무원 보수 규정에 의해 아무것도 받지 못했다. 급여를 올려달라는 요청에도 ‘법 규정에 의해 어렵다’는 답변만 한다. 상대적 박탈감이 크다” 고 말했다.

.이들이 열악한 처우에도 버텼던 이유는 ‘시설관리공단 설립에 따른 채용’에 대한 기대가 컸기 때문이다.

오동석 위원장은 “제주시가 임기제 운전원을 채용하고 교육시키면서 ‘공단이 생기면 여러분은 공단 직원으로 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공단이 설립된다 하더라도 고용승계가 아닌, 공개채용을 할 가능성이 높다. ‘비정규직을 공단이 생길 때까지만 임시로 쓰고, 필요가 없어졌으니 버리겠다’는 것과 다름없다”고 말했다.

시설공단 설립 기본계획 핵심 내용 중 하나는 조직의 안정화를 위한 ‘조직-인력 슬림화’다. 제주도는 이를 위해 해당 사업에 종사하는 594명(공무원 145, 공무직 360, 임기제 55, 청원경찰 33)의 인력을 감축하는 안을 제시했다. 

공단은 도민의 삶에 밀접한 영향을 주는 교통, 주차, 환경시설을 관리하도록 하고 있지만, 문제는 고용승계가 불확실하다는데 있다. 현행 시설관리공단 설립 기본 계획은 공공일자리를 대폭 늘리는 것이 아니라, 근무 중인 다른 일자리를 빼앗아 일자리를 제공하는 ‘해고를 통한 일자리 창출’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정부에서도 공정성을 이유로 공개채용을 권고하고 있다. 공개채용을 할 경우 경쟁은 불가피하다. 시설관리공단에 들어가게 되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못하면 ‘실직’되는 구조다. 

‘공단에 들어갈 수 있느냐’도 고심이지만 공단 설립이 늦어지는 것도 이들로서는 걱정이다.

제주특별자치도 시설공단 조례안이 김태석 제주도의회 의장 직권으로 상정보류하면서 공단설립 시기뿐만 아니라, 임기제 공무원이 공단 공무직 전환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제주도의회는 지난 7월 임시회에서 김태석 의장이 직권으로 상임위 회부를 보류시켰던 시설관리공단 설립 관련 조례안을 9월 임시회에서도  ‘인력과 예산 조달, 업무 분장 등에 대한 사전 협의가 없었다’며 처리하지 않았다.

당초 내년 1월 출범을 목표로 했던 시설관리공단 설립이 내년 하반기 정기인사 시기로 미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오 위원장은 “모든 임기제 운전원은 ‘시설관리공단 직원으로 채용될 것’이라는 희망 하나로 참고버틴 것이다. 이 때문에 열악한 조건을 알고도 응시한 것”이라며 “공단 채용 희망이 사라지면 버틸힘도 사라진다”고 말했다.

이어 “비정규직 공영버스 운전원의 임기는 올해 말까지다. 제주도는 공단 설립이 늦거나 채용이 안 될 경우 계약 연장을 제시하지만, 우리는 원치 않는다. 그렇지 않아도 고용불안과 저임금으로 근로의욕을 상실했는데, 이런 생활을 더 이상 이어갈 수는 없다”고 말했다.   

오 위원장은 2008년 10월 제주도가 시간제 계약직공무원 58명 중 보건소의사 2명을 제외한 56명을 공무직으로 전환했던 사례를 들면서 “상시 지속적인 업무인 공영버스 운전원을 시간선택제임기제 공무원으로 채용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공무직 전환은 제주도민의 안전한 대중교통활성화를 위한 디딤돌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현재로서는 노사간 협의의 장을 마련하는 것 자체가 어렵다. 제주도가 노조의 실무협의 요청에 응하며 대화의 장으로 나오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는 정규직화 논의 과정에서 노동조합이나 노동자 등 이해 당사자들의 의견을 충분히 제시할 수 있는 통로가 봉쇄됐다는 것을 뜻한다. 제주도정에 노동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함께 문제를 해결하자는 태도를 주문한 것이지만, 공단설립에 따른 조례안 보류 등 현재 상황에서는 쉽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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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미 2019-10-11 20:48:17
우리아빠 정규직 시켜주세요ლლ

버스기사의 아들 2019-10-11 18:57:11
아빠가 너무 힘들어해요~

신해바라기 2019-10-11 17:22:57
공영버스에는 당연히 비정규직이 있으면 안됩니다 도민의 안전한 대중교통이용은 누가 책임집니까? 당장 정규직으로 전화시키세요

성재필 2019-10-10 12:49:26
이미 8시간 근로자가 하던 노선을 이어받아서 7시간임기제공무원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도민의 만족도와 평가가 좋아졌음에도 기사의 급여와 복지는 더 안좋아졌습니다. 다같이 좋은 정의로운 제주도의 꿈을 이루어 주세요.

비정규직 2019-10-10 10:54:58
저를 포함한 비정규직 인원들의 생활고가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정당한 대우를 약속하듯 계약했지만 실상이 그러하지 않았기에 힘들어 했고, 나아질꺼라던 믿음에 열심히 일했지만 반복된 좌절에 하루하루가 초조함으로 바뀌며 한 숨만 늘어갔습니다.

똑같이 목숨걸고 위험한 일 하면서 살아가는데 왜 우리는 다른 기사들과 같은 대우도 받지 못한 채 되려 이곳 저곳에 이용만 당하며 이렇게 살아야 하는지 참으로 억울할 따름입니다.

시민의 발이 된다는 기대감이 이제는 어두운 이면 때문에 절망감으로 바뀌어 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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