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의 호소’ “저희는 비정규직 공영버스 운전원입니다”
‘을의 호소’ “저희는 비정규직 공영버스 운전원입니다”
  • 김진규
  • 승인 2019.11.11 19:1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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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후] '징계도 각오' 투쟁복 입고 거리로 나선 비정규직 공무원들

“최악의 경우 파업도 불사…제주도정 대화의 장 통해 상생 논의하자”
오동석 제주도공영버스 비정규직공무원 노조위원장이 11일 오후 제주시청에서 도민들에게 민주노총 조끼를 입고, 공영버스 시간선택제 임기제 공무원을 공무직 전환에 힘을 실어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

11일 오후 4시 제주시청 번화가 거리로 나선 비정규직 공무원 신분인 공영버스 시간선택제 임기제 운전원들이 도민들에게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이들은 민주노총 조끼를 착용하고 있었다. 우여곡절 끝에 노조를 결성했지만, ‘일반 노조’가 아닌 ‘공무원 노조’다. 공무원은 규정상 단체 행동에 제약을 받는다. 더군다나 일반 공무원도 아닌 대민 봉사를 하는 운전원이 정복을 착용하지 않은 것은 위반 소지가 다분하다. 이들은 근무시간(공영버스 운전 시)에도 투쟁복(민주노총 조끼)을 착용한다.

노동부 지침에 따라 사용자(제주도)는 원칙적으로 직장 내 질서유지, 성실근무 분위기 조성 등을 위해 취업규칙 등에 근거해 근로자 복장을 규제할 수 있다. 사업의 특성상 취업규칙 등에 의해 복장을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는 경우 근무시간 중 지정된 근무복을 착용하지 않는 것은 징계사유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판례도 있다.

제주도는 최근 이러한 노동부 지침을 비정규직 공무원인 공영버스 운전원 노조에게 전달했다. 직접적인 징계 발언은 하지 않았지만, 노조원들은 경고로 받아들이고 있다.

제주도 교통행정과 소속인 공영버스 시간선택제 임기제는 최장 5년까지 공무원 신분으로 일을 할 수 있다. 그러나 계약기간을 한번에 5년으로 하지 않고 분할해 계약기간을 정한다. 계약기간이 끝나면 바로 해고가 가능하기 때문에 임기제 공무원 입장에서는 철저한 '을' 신분이다.

공영버스 시간선택제 임기제 공무원은 징계를 비롯한 고용불안 등 여러 부담을 감수하더라도 거리로 나설 수 밖에 없다고 한다. 

제주도는 2003년 공영버스 제도를 도입하고 2017년 8월26일 30년만에 대중교통체제를 개편하면서 제주도민의 안전한 공영버스가 되겠다며 새롭게 출범했다. 그러나 도민의 안전을 담보로 운행돼야 할 공영버스가 비정규직 노동자 중심으로 불안정하게 운행되고 있는 실정이다.

공영버스 전체 운전원 263명 중 비정규직이 198명으로 75%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이중 시간선택제 임기제는 137명으로, 1000억원의 혈세로 운행되는 준공영버스 운전기사 임금(초임 기준 4300만원) 대비 65%(2800만원)에 머물고 있는 실정이다.

월 급여로는 250만원인데 세금 등을 제외한 실수령액은 210만원 남짓이다. 대부분 한 집안의 가장이며 학부모인데 월급만으로 가정을 부양하기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쉬는 날 아이들 학원비라도 벌어보려고 아르바이트라도 하고 싶지만 공무원 신분이어서 할 수 없다. 징계를 받기 때문이다.

이들은 “비정규직 공영버스 운전원들은 저임금과 공용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이를 해소해 보다 친절하고 안전한 대중교통 운행을 할 수 있도록 도민들이 힘을 보태달라”고 호소했다. 이들은 오늘(11일)을 시작으로 연말까지 매주 월요일과 목요일 제주시청에서 도민 서명운동을 벌일 방침이다.

시민들이 공영버스 시간선택제 임기제 공무원, 공무직화 서명운동에 동참하고 있다.

오동석 제주도공영버스 비정규직공무원 노조위원장은 본지와 인터뷰에서 “연내 운전원 임기가 만료되는 노조원들이 계약 연장 등의 이유로 투쟁하는데 부담을 느끼는 것도 사실이지만, 가만히 있으면 안된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고 말했다.

이어 “경우에 따라 투쟁 강도는 세질 수 있다. 최악의 경우 파업도 고려하고 있다. 전면 파업은 아니더라도 부분 파업으로 우리의 의사를 표명하겠다는 것이다. 최근 총회에서 파업 찬성 의사가 80%를 넘었다. 우선은 ‘시설관리공단 설립 조례안’ 연내 통과 여부와 계약이 종료되는 시점인 연말 또는 내년 초까지 지켜보고 파업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 위원장은 “우리도 파업은 원하지 않는다. 그러나 의견이 묵살되고 받아들일 여지가 전혀 없을 경우 어쩔 수 없다”며 “제주도정이 대화의 장에 나서면서 노동자와 함께 상생 방법을 강구해 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이들이 열악한 처우에도 버텼던 이유는 ‘시설관리 설립에 따른 채용’에 대한 기대가 컸기 때문이다. 행정당국이 임기제 운전원을 채용하며 교육시킬 당시 ‘공단이 생기면 여러분은 공단 직원으로 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었다.

오 위원장은 이를 근거로 ‘조례 시행일 현재 시간선택제임기제 공무원으로 재직중인 자는 공단 공무직으로 본다. 단, 공단 공무직으로 의제되는 대상자 중 연령이 정년에 도달한 자는 정원외로 본다’는 내용을 시설관리 공단 조례 ‘부칙’에 넣어 줄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제주도는 ‘시간선택제임기제 공무원은 지방공무원법 상채용된 지방공무원으로서 조례로 신분을 변동 시킬 수 있는 사항이 아니며, 조례 제정 후 관련 법령에 따라 채용계획을 수립하고 추진할 사항’이라며 사실상 거부 의사를 표명했다.

제주 공영버스 차고지. 차고지 건물에 “‘시민의 발’ 공영버스의 안전운행을 위해 우리가 책임지고 정비하겠다”는 글이 쓰여있다. 저임금과 고용불안 등으로 근로의욕을 상실한 비정규직 공영버스 운전원의 처지와 대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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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민 2019-11-11 20:30:05
버스를 이용하는 도민의 한 사람입니다. 버스운전하시는 분들이 비정규직 6개월 계약직 노동자들이라는 사실이 황당하군요. 그것도 도민의 안전을 책임지는 공영버스에서 ... 도정은 공영버스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응원합니다.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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